현지 업체, 삼성 협력사에 '메탄올' 납품사기"국내 시민단체, 대기업 공격 소재 오히려 악용"에탄올 입고 전 '성분 검증' 절차 도입키로
  • 삼성전자가 베트남 공장 2차 협력사에서 발생한 '메탄올 중독사고'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베트남 현지 원료 공급업체의 범죄 사기에도 삼성전자에 책임을 물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을 공격하기 위해 이번 사건을 악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올림을 중심으로 한 국내외 시민단체들은 이날 베트남 내 삼성전자 2차협력사에서 발생한 '메탄올 중독사고'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이 삼성전자의 관리감독 책임 부실 등이 원인이라며 삼성전자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삼성전자 2차 협력업체 H사에서 일하던 현지 노동자 37명이 독성물질인 메틸알코올(메탄올)에 집단 중독된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에서는 H사가 지속적으로 에탄올을 받는 현지 업체에서 가짜 에탄올을 공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공안은 일종의 납품 사기로 보고 제조 및 유통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삼성전자에 책임을 묻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현지 업체가 범죄를 저지를 것으로 삼성도 피해자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사업장의 유인 공정에서 메탄올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협력사들도 무인 자동화 공정 등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메탄올을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지속적으로 점검·교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건을 통해 에탄올을 사용하는 협력사에 에탄올 입고 전 시료 분석을 통해 성분을 검증하는 절차를 추가로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시료 분석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을 정도로 강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평소에도 협력회사가 제조 공정에서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현장점검 ▲컨설팅 제공 ▲화학물질 관련 설비 개선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직접 거래 관계가 없는 2차 협력회사의 경우 1차 협력회사를 통해 동일한 규정과 가이드가 전달될 수 있도록 조치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 현지 사업장은 철저한 감독 관리 속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범죄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대기업을 공격하는 데 이를 악용하고 있는 것 처럼 보여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