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롯데호텔 이커머스팀 고메담당 헤드매니저 인터뷰지난해 8월 '배추김치' 출시 후 완판 신화 기록하며 '갓파김치' 등으로 흥행 이어가無조미료, 최상급 식재료 사용… 국내 판로 넓히고 해외 진출까지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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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시대가 저문지 오래다. 특히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포장김치가 식탁에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고, 소비자들은 맛과 품질 측면에서 더욱 차별화된 김치를 원하게 됐다. 특급호텔이 김치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다. 뉴데일리는 호텔 김치 3대장으로 불리는 롯데호텔, 조선호텔, 워커힐호텔 김치 담당자를 직접 만나 각사 김치의 특성과 사업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롯데호텔은 포장김치 시장 후발주자입니다. 그만큼 타 호텔보다 비슷하거나 나은 제품이 아닌, 시장을 압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14일 롯데호텔서울 페닌슐라 라운지에서 만난 이성호 롯데호텔 이커머스팀 고메담당 헤드매니저는 "수 차례 노력 끝에 포장김치 시장에 본격 진출한 만큼, 최상급 맛과 품질을 구현할 수 있는 김치를 제조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롯데호텔이 포장김치 시장에 진출한 시기는 지난해 8월이다. 2013년, 2016년경 두 차례 가량 시장 진출을 준비했으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롯데호텔은 포장김치 출시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 헤드매니저를 비롯한 셰프들을 동원해 타 호텔 김치와 차별화될 수 있는 식재료를 통한 김치 레시피를 고안해냈다. -
이 헤드매니저는 "아무도 사용하지 못하는 식재료를 롯데호텔 김치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첫 번째로 무궁화 한식당 레시피를 기반으로 현대인들 입맛에 맞게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기존 롯데호텔이 보유했던 김치 레시피에 셰프의 독창성과 특이함을 담아낸 것. 이 헤드매니저는 "김치 전문가들이 롯데호텔 김치 레시피를 보면 화들짝 놀랄 정도로 색다른 시도를 많이 했다"고 했다.대표적 식재료 중 하나가 생새우다. 생새우는 워낙 희소성이 높기에 김치 속재료로 구입 자체가 쉽지 않다. 롯데호텔은 바다에서 갓 잡은 새우를 냉동해 김치에 갈아넣었다.보통 젓갈보다 5~6배 비싸 젓갈계 에르메스로 불리는 육젓을 사용한다.일반 김치들은 감칠맛을 위해 설탕, 미원 등을 사용하지만 롯데호텔 김치는 조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
이 헤드매니저는 "감로잎(수국잎)의 천연 단맛을 사용하고, 감칠맛을 내는 토마토를 이용해 풍미를 돋웠다.때문에 구입 즉시 감칠맛을 내는 여타 김치와 달리 롯데호텔 김치는 숙성할수록 깊은 맛을 낸다는 설명이다.동치미나 백김치의 경우 감칠맛을 위해 바닷가재를 끓인 육수를 사용한다. 셰프가 아니면 하지 못할 발상이다. -
식재료 품질에도 자부심을 내비쳤다.
그는 "내 가족, 부모님에게 소개하고 싶은 건강한 김치를 만들고 싶었다"며 "자체 계약을 맺어 별도로 관리·재배한 영양산 고춧가루를 사용했고, 황태과 보리새우, 표고버섯 등을 아낌없이 넣은 육수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이밖에도 롯데호텔 전용 영광산 매실, 천일염 등 다른 김치업체들이 사용하지 않는 고급 식재료를 사용했다. 레시피 개발에만 1년 이상이 소요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고급 재료를 사용해 김치를 만들다보니 원가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격은 타 호텔 프리미엄 김치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이 헤드매니저는 "롯데호텔 김치 명성을 높이자는 장기적 목표를 위해 사실상 마진은 포기한 상황"이라고 했다.30가지 최상급 식재료를 사용해 만든 첫 제품 배추김치는 홈쇼핑을 통한 론칭 15분만에 완판 신화를 썼다. 이후 라인업에 대한 고민 또한 깊을 수밖에 없었다.이 헤드매니저는 "남들이 내지 못한 김치에 대한 고민을 하다 '갓파김치'를 선보이게 됐다"며 "평소 갓김치와 파김치파로 나뉘는 주위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양념이 사실상 큰 차이 없었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했다.갓파김치는 롯데호텔 김치를 알리는 본격적 계기가 됐다. 하지만 최상급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제철인 봄·가을 외에는 판매를 과감히 중단한다. 총각김치 역시 알타리가 나오는 시점인 10월~3월 한정 운영한다. -
현재 롯데호텔 김치 라인업은 배추, 갓파, 총각, 석박지, 백김치, 동치미 등으로 구성됐다. 오는 29일에는 여름철을 맞아 나박김치 신제품을 홈쇼핑 최유라쇼를 통해 출시한다.이 헤드매니저는 "최유라쇼를 통해 김치 제품을 선보이는 이유는, 김치 재료 등 제조과정에 온 힘을 쏟았는데 이를 설명해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롯데호텔 홈페이지, 홈쇼핑 등 일부 채널만을 활용하고 있지만 다양한 오프라인 판로 개척을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장기적 꿈은 해외 진출"이라며 "일본, 미국, 베트남 등 롯데호텔이 들어서있는 국가 위주로 김치를 수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했다.이 헤드매니저는 "수고를 무릅쓰고 김장을 지속해온 분들이 롯데호텔 김치를 맛보고 수고로움을 덜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추후에는 전세계 롯데호텔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현지에서 우리 김치를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