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1일 금통위 열고 기준금리 결정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4.2% 안정세미 연준 속도조절 나서 동결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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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나선 가운데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로 1년 만에 가장 낮았던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는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은은 금통위에 앞서 오는 10일 2023년 3월 중 금융시장동향 자료를 내놓는다. '금리장벽'으로 인해 가계가 은행권으로부터 빌린 대출은 감소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유동성이 급해진 기업들이 얼마나 은행들로부터 대출을 받았는지 주목할 부분이다.

    11일에는 금융위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앞선 지난 2월 23일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 이후 연속된 7번의 회의에서 무려 2.25%포인트가 올랐던 기준금리가 1년 만에 동결된 것이다. 이달에도 동결되면 2020년 5월부터 2021년 7월까지 9번의 회의에서 0.50%로 연달아 동결된 후 처음으로 연속된 회의에서 동결이 이뤄진다.

    금융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리인상 핵심요인중 하나인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4.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파산 사태로 인해 미국 연준이 지난달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속도를 늦췄다는 점도 한은이 그간의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해줬다는 평가다.

    실제 금융투자협회가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시장 참여자 100명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서도 83명(83%)이 동결을 예상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높아지며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물가 둔화세가 가시화되며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다.

    한미 간 금리 역전 폭은 역대 최대인 1.50%포인트로 벌어졌지만 연준이 다시 강하게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다. 시장은 연준의 5월 추가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연준의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은 SVB 파산으로 인한 리스크 확대를 우선 잠재우기 위한 성격이 짙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다만 최근 산유국협의체인 OPEC+가 급작스럽게 감산에 나서기로 하면서 국제유가가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은이 예상을 뒤엎고 선제적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은이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12일 발표될 미국 FOMC 3월 의사록에 담긴 내용에 따라 다음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관측도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낮아진 만큼 4월 금통위부터는 예상보다 더 부진한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기 둔화 및 대외 금융 불안을 고려할 때 금리 동결을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