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힘 풀리자 대체투자 수단으로국내 코인 분위기 삭막… 시세조작, 상장피 사실로 코인원 전 상장팀장 구속… 빗썸도 수사선상에
  • 비트코인이 10개월 만에 3만달러를 돌파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은행권의 위기로 가상자산에 관심이 커진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까지 힘이 풀리며 자산시장의 대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내 코인시장은 코인거래소와 발행사 간의 상장피, 시세조작 등이 검찰 수사결과 사실로 드러나면서 서늘한 기류가 계속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일 오전 9시 30분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3만299.6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보다 2.02% 상승한 수치다. 이더리움(ETH) 역시 1895.39달러로 전일보다 1.04% 소폭 하락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시가총액은 1조2400억달러 수준으로 우리돈으로 1640조24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비트코인은 무서운 속도로 오르고 있다. 불과 넉달 만에 상승세가 80%가 넘는다. 시장에선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변곡점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은행 위기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수요를 큰 폭으로 끌어 당겼다"고 평가했다. 

    또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점도 자산시장의 이동을 예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달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0.25%p 인상한 뒤 한 동안 동결상태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국내 가상자산시장은 이러한 글로벌 시장의 '훈풍'을 '역풍'으로 맞고 있다. 

    국내 3위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의 전직 임원과 상장팀장 등이 '상장피(상장 수수료)' 청탁 혐의로 구속되면서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코인 상장을 대가로 브로커 2명으로부터 현금과 코인 등 약 20억원을 받았다. 

    상장 브로커가 청탁한 코인이 수십 종목에 이르는 데다 이번에 상장피로 적발된 코인 중에 강남 납치·살인 사건으로 주목된 '퓨리에버(P코인)'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코인원은 뒤늦게 퓨리에버를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특히 검찰 조사 과정에서 퓨리에버 코인의 시세조종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국내 거래소에만 나홀로 상장된 '김치코인'에 대한 수사가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로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검찰 금융조사 2부는 국내 2위 거래소인 빗썸코리아를 운영하는 빗썸홀딩스 사무실과 이모 대표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빗썸 실소유주 논란을 받고 있는 강종현씨가 코인 상장을 대가로 코인 발행사로부터 50억여원을 건네 받아 지인인 프로골퍼 안성현씨를 통해 이 대표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안 씨가 이를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코인업계 관계자는 "코인 시장이 크립토윈터에서 가까스로 벗어나나 했지만 국내시장은 당분간 힘겨운 시기가 계속될 것"이라며 "코인과 거래소 간의 온갖 비리가 터져나오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로 이동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