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 "글로벌 업체와 실사 성공적 마무리"바이낸스, 꾸준히 한국 진출 시도코인 종류·거래량↑… 메기 역할 주목
  •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 인수를 추진한다.

    고팍스는 지난달 31일 공지사항을 통해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 실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양사 간 협의가 대부분 이뤄졌다"며 "현재 진행 중인 협의에는 고파이 금액 전체 상환 물량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재 고팍스와 협상하고 있는 상대가 바이낸스라는 추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바이낸스가 국내 거래소 인수에 나섰다는 것은 수개월 전부터 들리던 이야기"라며 "그러던 중 고팍스가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와 협상한다고 말하니 자연스레 바이낸스와 연결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주요 외신도 연이어 바이낸스가 고팍스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이준행 대표의 지분 41%를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고팍스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게 없어 확인해줄 수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 ▲ 고팍스 공지사항 중 일부. ⓒ고팍스
    ▲ 고팍스 공지사항 중 일부. ⓒ고팍스
    바이낸스는 지속적으로 한국 시장 진출을 시도해 왔다. 지난 2020년 바이낸스코리아를 설립해 국내 진출을 도모했지만, 금융당국의 실명계좌 취득 등 규제에 막혀 몇 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또 지난해 8월 부산시와 블록체인 산업 육성 및 디지털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고 부산시 자체 가상자산 거래소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 또, 부산대 등 국내 대학들과 블록체인 교육 사업도 진행한다.

    현재 고팍스는 FTX 파산 역풍으로 고파이 출금 중단 사태를 빚는 등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상태다. 또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속하지만, 시장 점유율이 0.1%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고팍스 입장에서 바이낸스와의 인수·합병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고팍스 혼자의 힘으로 점유율을 뒤집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바이낸스를 통한다면 오더북 공유, 선물 거래 등을 통한 새로운 고객 유입 요인이 생기고 해외 진출도 용이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한다면, 업비트가 8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바이낸스는 국내 거래소에 비해 상장된 코인의 종류가 많고 거래량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바이낸스에 상장된 코인은 382개로 172개가 상장된 업비트에 비해 210개 더 다양하다. 

    아울러 4일 기준 바이낸스의 24시간 거래량은 약 9조 6294억 원으로 8736억 원을 기록한 업비트에 비해 10배 이상 많다. 또 국내 거래소와는 달리 선물 등 상품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다만, 바이낸스는 실제 본사 위치는 물론 매출, 이익 등 기본적인 재무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서류상 본사 주소도 조세회피처인 케이맨제도로 등록돼 있다.

    아울러 미국 검찰이 바이낸스와 관계자들의 돈세탁 혐의에 관해 수사하고 있다는 점 등 때문에 금융당국이 바이낸스의 파생상품 거래나 오더북 공유 등을 제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