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 9곳 평균 시총 대비 2배 이상 증가 루닛, AI 암 진단 및 치료 가능한 2개 솔루션 보유매출 약 90% 해외 차지… 글로벌 파트너사 통해 영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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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상장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시가총액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루닛의 시가총액은 약 1조 3,000억 원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상장한 제약·바이오 기업 9곳 중에서도 독보적인 성장이다.지난해 상장한 기업 9곳은 보로노이(6월)·에이프릴바이오(7월)·알피바이오(9월)·선바이오(10월)·샤페론(10월)·디티엔씨알오(11월)·인벤티지랩(11월)·바이오노트(12월)다. 이 가운데 시가 총액 5,000억원을 넘어선 기업은 보로노이가 5,344억원으로 유일하고 바이오노트가 4,772억원으로 조금 못 미쳤다.이어 에이프릴바이오가 시가 총액 2,581억원, 선바이오 1,496억원, 샤페론 1,197억원으로 다음 순을 이어갔고, 알피바이오 987억원, 인벤티지랩 772억원, 디티앤씨알오 689억원으로 1,000억원 미만을 기록했다.제약·바이오 업계에 혹한기가 불어오면서 IPO(기업공개)에서 흥행에 실패하는 것은 물론, 비상장기업도 투자를 받지 못해 경영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루닛이 이날 기준으로 시가총액 1조 2,501억원을 기록하자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루닛이 집중받고 있는 분야는 AI를 활용한 암 진단 및 치료다. 지난 2013년에 딥러닝 스타트업으로 설립된 루닛은 이듬해부터 의료영상 분야에 집중하면서 판독 보조(AI-assisted detection) 솔루션을 개발해 상용화 했고, 의료영상 기반의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찾아내는 이미징 바이오마커(AI imaging biomarker) 솔루션을 개발했다.주요 제품으로는 암 진단 관련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인 'Lunit INSIGHT(루닛 인사이트)'와 암 치료 관련 이미징 바이오마커 솔루션 'Lunit SCOPE(루닛 스코프)'를 보유하고 있다.루닛 인사이트는 암 진단 영역에서 의사의 의료영상 판독을 보조해 암을 조기 진단하는 제품군이 있고, 의료영상에서 새로운 이미징 바이오마커를 발굴해 암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루닛 스코프는 암 치료 영역에서 의사의 조직병리 슬라이드 판독을 보조해 바이오마커의 발현율을 정량화하는 제품군이 있고, 새로운 이미징 바이오마커를 발굴해 면역항암제의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제품군을 보유했다.루닛은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사 및 유통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영업망을 빠르게 확보하면서, 주요 매출 구조는 약 90% 정도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글로벌 파트너사와 협력 강화를 위해 내부 인력을 구성하고 있는 루닛은 현재 지이헬스케어(GE Healthcare), 필립스(Philips), 후지필름(Fujifilm), 홀로직(Hologic), 가던트헬스(Guardant Health) 등 글로벌 파트너사 또는 담당 지역에서의 영업·마케팅 경력을 보유한 인력을 확보했고 북미·유럽·중남미 등에서는 현지 인력을 채용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최근에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2023(ASCO)'에서 루닛 스코프가 국소진행성 직장암(LARC) 환자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가능성을 입증해 주목받기도 했다.수술 전 항암방사선요법(CRT)으로 치료받은 국소진행성 직장암 환자의 병리 조직에 루닛 스코프를 적용해 면역세포인 종양침윤림프구(TIL)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루닛 스코프가 분석한 TIL 변화가 환자의 병리학적 완전관해(pCR)와 강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루닛 관계자는 "루닛이 급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은 올해 초 '쳇GPT'에 따른 AI열풍과 매출이 발생하는 AI기업들에 대한 평가, AI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 등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며 "향후 루닛 인사이트는 글로벌 도입병원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로 하며, 루닛 스코프는 빅파마들과 공동연구를 추진해 계약을 성사시킬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