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가이드라인 최종안 전달분기 실적 정정공시 불가피… 반기결산 막막고금리상품 해약률 반영… 하반기 전망 어두워
-
낙관적인 계리적 가정에 따라 1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일부 보험사는 실적 정정 공시도 불가피해졌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전 보험사에 '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전달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새 제도 도입 이후 보험사들이 자의적으로 계리적 가정을 적용한 데 따른 실적 부풀리기 의혹에서 출발했다.
이를 바로잡고자 금융당국은 실손의료보험의 계리적 가정, 무·저해지보험과 고금리 상품의 해약률 가정, 서비스계약마진(CSM) 및 위험액(RA) 상각 등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
핵심은 보험 상품별 특성을 고려해 보험 계약에 대한 이익의 과대계상을 방지하는 데 있다. '고무줄 CSM'의 변동성을 줄이겠다는 얘기다.
이번 조치로 보험사들의 실적은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기존보단 계리적 가정이 보수적이어서 일부 보험사는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 가량 순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무·저해지보험과 고금리 상품의 해약률 가정에 가이드라인은 올 2분기 결산부터 적용된다. 당장 반기 결산 실적부터 수백억원씩 감소가 예상되는 이유다.
게다가 현재 보험사들은 회계법인들과 앞서 발표한 1분기 실적 공시의 정정 공시 여부를 논의 중이다. 일부 보험사에서 수익지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존 CSM 산출 방법에 오류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계리적 가정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실손의료보험을 주로 취급하는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나빠지고 있다. 실제 지난 5월까지 손보사 11곳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평균 81.9%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80.5%였던 것과 비교하면 1.4%포인트 악화됐다.이달 말부터 예상되는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및 빗길 사고 등 피해 증가로 손해율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지난해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올해 초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 상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실손보험의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 적용은 3분기 결산부터 적용된다는 점이다. 실손보험에 대한 가정을 낙관적으로 적용한 일부 손보사의 경우 당기손실이 늘고 부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섭씨 2도 이상 높은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자동차 침수피해 등 손해율이 상승이 예견된다"면서 "가이드라인이 당장 2분기부터 반영되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