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3년간 300억 환원…현대ENG, 1년만 182배 급증삼성물산 전사합쳐 251억원…기부액 15.6억→6800만 '뚝'GS건설 10대 유일 공시제외…영업익比 기부액 1%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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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가 ESG경영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지만 타업계와 비교하면 여전히 미약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집계한 상위 10대건설사 기부금 기탁현황을 보면 최근 3년간 총액은 꾸준히 늘었지만 영업이익 대비 비율은 평균 1%대에 그쳤다. 특히 일부건설사 경우 주택시장 침체를 구실 삼아 전년대비 기부금이 줄어든 곳도 있었다.24일 사업·분기보고서 분석결과 최근 3년간 10대건설사 기부금 납입액은 총 1393억916만원으로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306억2318만원 △2021년 483억5627만원 △2022년 532억4690만원이다. 올 1분기에는 총 70억8282만원이 모였다.최근 3년간 사회공헌 액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현대건설(시평 2위)로 총 300억3300만원을 환원했다. 이는 10대건설사 누적기부액 전체 21%에 달하는 비율이다.이어 △삼성물산(전사부문, 1위) 251억7700만원 △포스코이앤씨(4위) 215억2053만원 △DL이앤씨(3위) 144억9300만원 △현대엔지니어링(7위) 144억4282만원 △롯데건설(8위) 125억1600만원 △SK에코플랜트(9위) 94억4481만원 △HDC현대산업개발(10위) 87억3100만원 △대우건설(6위) 29억51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시평 5위인 GS건설은 10대건설사중 유일하게 기부금 액수를 공시하지 않아 이번 분석에서 제외됐다.이밖에 몸집에 비해 다소 소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보이고 있는 대우건설 측은 "타건설사에 비해 기부금 액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몇년간 꾸준히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시 주거취약계층 환경개선사업 관련예산을 지난해 2억원에서 올해 4억원으로 상향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이어 "나이지리아 백내장수술 지원 등 현장에서 집행하는 비용은 기부금 항목에 잡히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외형상 기부금 총액은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 대비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해 '보여주기식 ESG경영'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적잖다.영업익 대비 10대건설사 기부금 비율은 2021년 1.38%에서 지난해 1.67%로 소폭 늘었다가 올 1분기 0.95%로 다시 급감했다.전년동기 0.71%보다는 증가했지만 이는 올해 기부액을 대폭 늘린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덕이지 나머지 건설사는 비율이 소폭 느는데 그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영업이익 대비 현대건설 기부금 비율은 지난해 1분기 0.68%에서 올 1분기 2.15%로 대폭 상승했고 같은기간 현대엔지니어링도 0.02%에서 3.18%로 급증했다.반면 삼성물산은 0.71%에서 0.03%, 롯데건설은 1.96%에서 1.84%로 줄었다. 같은기간 대우건설은 0.23% 비율을 유지했다.특히 올 1분기 경우 업종불황이 겹치면서 10대건설사중 4곳은 전년동기대비 기부액을 아예 줄였다.삼성물산 기부액이 15억6000만원에서 6800만원으로 96% 줄어 감소율이 가장 컸고 대우건설은 40%, 롯데건설 28%, 포스코이앤씨 24% 각각 감소했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모든 사회공헌활동이 재무제표상 기부금 항목으로 잡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 수치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임직원 급여끝전 기부 등 기타 CSR활동을 종합하면 실제 기부금액은 적어도 2배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업계에선 타업종에 비해 건설사들 사회공헌 활동 및 기부금 납부가 미진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최근 전국경제인엽합회가 발표한 코스피 상장기업 570개사 기부금 공시액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1.71%로 조사됐다.지난해 기준 10대건설사 평균인 1.67%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기업별 편차가 큰 상황을 고려하면 업계 전반의 사회공헌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통상 1분기보다는 하반기, 연말로 갈수록 사회공헌활동 빈도가 늘고 기부금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특히 올해에는 강릉산불과 장마철 수해복구 지원에 힘입어 기부액이 더욱 늘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ESG경영 확대가 건설사들의 또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상장사의 ESG공시 의무화가 예정돼 사회공헌활동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도 "부동산시장 침체와 미분양 적체,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주택사업 원가율 향상에 ESG까지 새로운 부담으로 더해져 건설사들을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