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브렌트유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100弗' 사정권사우디, 러시아 130만배럴 규모 감산 기조 연말까지 지속지난달 소비자 물가 3.4% 상승 속 하반기 인플레이션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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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유가가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사실상 배럴당 100달러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 국제유가 시장을 흔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연말까지 감산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하반기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1.14달러(1.3%) 상승한 배럴당 86.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15일 이후 최고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1.04달러(1.2%) 오른 배럴당 90.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치는 91.1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현지시간 5일) 발표된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조치로 유가가 급등했다. 국영 사우디통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이날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원유감산을 올해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사우디는 지난 7월 이후 하루 100만배럴 자발적 감산에 돌입한 가운데 자발적 감산 기한을 매달 연장하고 있다. 오는 10~12월까지도 사우디의 일일 원유 생산량이 약 900만 배럴에 그치게 된다. SPA는 사우디가 매달 감산연장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우디와 함께 OPEC+을 이끌고 있는 러시아도 자발적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3월부터 하루에 전체 생산량의 5%인 50만배럴 자발적 감산을 시작해 8월부터 원유수출량을 50만배럴 줄였다. 

    리스타드 에너지 수석부사장인 조지 레온은 "이같은 유가 강세움직임은 글로벌 석유시장을 상당히 위축시키고 전세계 유가 상승이라는 하나의 결과만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가 강세에 진정될 것으로 기대했던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국내 물가도 추석을 앞두고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3%대를 넘어선 건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지난 6월과 7월 물가 상승률은 각각 2.7%, 2.3%였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6월 3.5%, 7월 3.3%, 8월 3.3%를 기록했다. 앞선 4월부터 7월까지 물가 상승률보다 근원물가가 더 높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8월부터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역전된 것이다.

    한국은행 박창현 물가동향팀장은 "국제유가 시장에서 석유류 가격이 지난 8월에만 8.1%가 상승하는 등 변동폭이 심하다"며 "유가 추이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4분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웅 부총재보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에도 8월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10월 이후에는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농산물가격도 계절적으로 안정되면서 4분기 중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