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소프트 콘텐츠로 145만 구독자 달성키움證 숏폼·미래에셋證 AI 콘텐츠 '인기'테마주 열풍에 리테일로 실적 방어…"유튜브로 경쟁력 강화"
  • 증권업계의 유튜브 구독자 모시기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증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근 2차전지와 인공지능(AI) 등 테마주가 유행하면서 투자 정보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증권사들은 양질을 정보 제공은 물론 타사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이날 기준 145만명으로 증권사 유튜브 중 가장 많다. 지난달 22일 업계 처음으로 140만명을 돌파한 이후 20여일 만에 구독자 수가 5만명 늘었다. 유튜브 콘텐츠 조회 수는 1억6000만회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

    애널리스트들이 출연하는 다양한 투자정보는 물론 MZ세대 타깃으로 트렌드를 신속히 반영한 소프트 콘텐츠가 눈에 띈다. 

    국내 최초 투자심리 토크쇼인 'I Like 댓'을 비롯해 한강 등에서 진행하는 로드 퀴즈쇼 '삼성증권이 쏜다' 등이 대표적인 콘텐츠다. 업계 최초로 도입한 버추얼 애널리스트가 진행하는 '리서치 하이라이트', 애널리스트가 매일 오후 4시 증시 투자 정보를 전달하는 '리서치 포유' 등 다양히 시도됐다.

    구독자엔 MZ세대 투자자가 급속히 유입되고 있다. 34세 미만의 구독자는 지난해 초 22%에서 올해 34%로 대폭 늘었다.

    144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키움증권도 삼성증권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키움증권은 유튜브의 숏폼 콘텐츠의 인기가 커지면서 고객들에게 보다 쉽고 간편하게 투자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관련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일환인 '여의도증권가것들' 시리즈는 개시 한 달 만에 조회수를 50만회를 돌파했다.

    매달 진행되는 키움영웅전 중계를 스포츠 중계처럼 두 명의 캐스터가 생중계를 하는 콘텐츠도 눈길을 끈다. 기존의 정적인 투자 콘텐츠 형태를 탈피한 역동적인 형식으로 시청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채널 구독자 평균 비율보다 남성 비율이 2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6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미래에셋증권은 시의적절한 투자 콘텐츠로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AI 혁신기술 전망과 관련해 자연어 처리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임희석 고려대학교 교수가 출연한 'All About AI'를 제작해 공개했다. 총 7편으로 구성됐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혁신기술의 미래에 대해 임 교수의 전문적인 조언을 담았다. 

    이 회사는 AI 등 혁신 기술과 관련한 심도 있는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 'AI가 불러온 신산업 혁명' 콘텐츠는 물론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3' 현장 라이브, 엔비디아가 주관하는 세계 최고의 AI 개발자 컨퍼런스 'GTC 2023' 리뷰 콘텐츠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혁신 산업과 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투자자의 올바른 투자 철학과 가치관 형성에 도움이 될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콘텐츠 제작 시 회사의 차세대 미디어 혁신기술인 VP(Virtual Production)를 활용한 실감 나는 영상미도 특징이다.

    중소형사도 유튜브 새 단장에 나서는 등 공들이고 있다. 

    연초 투자 콘텐츠만을 위한 전담 PB조직인 스마트PB센터팀을 조직한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명을 기존 하이투자증권에서 '하투하투'로 변경했다.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채널명을 활용해 유튜브 이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이투자증권은 MZ세대가 많이 하는 미국 주식의 투자정보 확대를 위해 'Hi 뉴욕증시' 콘텐츠도 지난달 시작했다. 

    현대차증권은 MZ세대를 공략한 숏폼 형태의 리서치 콘텐츠 '현포트'를 선보이고 있다. 이외 재테크 셀럽 인터뷰, 코인 도전 다큐멘터리, 여의도 실험 카메라 등 다양한 형태로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업계가 차별화된 유튜브 콘텐츠 경쟁을 지속하는 건 리테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올 들어 테마주 열풍으로 인한 거래대금 증가로 증권사들의 실적은 선방 중이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의 2분기 순이익은 1조193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344억원) 대비 5.2% 증가했다. 브로커리지 등 리테일 수익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올해 2분기 기준 국내주식 일평균 시장거래대금은 약 24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4% 늘어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 증권사 유튜브는 여타 경제 유튜브에 비해 투자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게 사실이지만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하면서 그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리테일 시장 영향력 확대, 브랜드가치 확장으로 연결하기 위해 단순히 정보 전달하던 차원에서 벗어나 색다른 아이디어를 접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