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10대사 단기차입금 7조…1년새 8600억↑GS·롯데·SK에코 부채비율 200% 웃돌아 '경고'공사비상승·미분양 이중고…"내년 더 어려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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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위기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금 곳간이 줄어든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급전 확보에 나서면서 부채비율, 단기차입금 등 재무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까닭이다. '돈맥경화'를 초래한 미분양, 공사비 상승 문제도 좀처럼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해외수주 전망마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건설사(삼성물산 제외) 단기차입금 규모는 3분기 기준 7조164억원으로 전년동기 6조1554억원대비 8610억원(14.0%) 늘었다.단기차입금은 통상 상환기간이 1년이내로 짧고 이자율이 높아 재무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현재와 같은 고금리 기조 아래에선 단기차입금 증가는 재무리스크로 직결될 가능성이 있다.단기차입금이 늘면서 부채비율도 올랐다. 10대건설사 평균 부채비율은 168%로 전년동기대비 7%p 상승했다.건설사별로 보면 SK에코플랜트가 251%로 가장 높았고 △GS건설 238% △롯데건설 217% △대우건설 196% △HDC현대산업개발 142% △현대건설(별도) 129% △포스코이앤씨 117% △현대엔지니어링 115% △DL이앤씨 104% 등이 뒤를 이었다.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의미한다.SK에코플랜트 경우 단기차입금 전년동기 1조3318억원에서 2조870억원으로 8691억원(71.4%) 늘며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자금시장 경색에 대비해 공모채 등을 선제적으로 활용, 자금을 조달해왔다"며 "최근 반도체모듈기업 에센코어, 산업용가스기업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등 자회사 편입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고 향후 재무건전성 개선 및 질적성장 실현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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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앞으로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공사비 탓에 주택사업부문 저마진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다.'캐시카우' 역할을 해줘야할 주택사업에서 수익이 나지 않으면 건설사들은 실적 부진과 유동성 및 재무건전성 저하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기 어렵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자잿값은 그나마 상승폭이 줄었지만 토지비와 인건비는 어찌할 방도가 없다"며 "이런 상태라면 단기간에 실적반등은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했다.실제 1~3분기 누적기준 20대사 평균 매출원가율은 92.4%로 지난해말 91.6%대비 0.8%포인트(p) 올랐다.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원가율 90%이하 건설사를 찾기 어려울 정도"라며 "차입금을 늘려 당장 급한 불을 끄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지방 미분양도 건설업계 위기론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지난달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9월 주택통계'를 보면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이 전국 1만7262가구에 달했다. 2020년 8월 1만7781가구 이후 4년1개월만에 최대치를 찍었다.일각에선 공사비 상승, 미분양 등으로 인한 건설업계 재무부담이 이미 위험수준에 이르렀다는 우려도 나온다.실제 3분기 누적기준 10대건설사들이 갚아야할 이자비용은 1조277억원에 달했다. 전년동기 8898억원대비 1379억원(15.5%) 늘었다.특히 SK에코플랜트 경우 누적 이자비용이 3075억원으로 같은기간 영업이익(1153억원)을 웃돌았다.업계에선 내년 하반기에나 가시적인 실적 반등,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대형건설 C사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분 반영현장이 늘면서 원가율과 수익성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빠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부채 등 재무건전성 지표가 소폭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이어 "준공후 미분양은 늘었지만 일반 미분양은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양상"이라며 "다만 대출규제로 부동산시장이 다시 가라앉고 있어 주택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대형건설 D사 관계자는 "사업장이 늘고 프로젝트 규모가 커질수록 차입금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차입금 증가를 무조건 재무구조 악화요인으로 보기엔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