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 장기화 우려IMF, 韓 경제성장률 2.7%→2.4% 하향 조정유가 불확실에 물가 안갯속6년 만에 韓-美 물가상승률 격차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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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0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현 3.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상 근거와 인하 이유가 충돌하는 가운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에 유가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한은이 우선 시장을 관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기준금리는 3.50%로 금통위는 지난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0.25bp 인상한 이후 5회 연속 동결해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남은 금통위는 오는 목요일(19일), 11월 30일 등 두 번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19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6회 연속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금리를 높여야 할 주장의 근거로는 2%포인트에 이르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매달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가계부채 등은 금리 인상 요인이다.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현재 2.0%포인트 차이인 한미 금리차가 더욱 확대되면서 자본 유출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9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직후 공개된 점도표에서는 긴축 기조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지속되던 외국인의 증시 순유입도 미국 긴축 우려가 높아진 8~9월 31억3000만 달러 순유출로 전환됐다.물가도 금리 인상의 근거로 거론된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지난 7월 2.3%대로 내려왔지만, 8월 3.4%를 기록한 후 9월에는 3.7%로 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며 3%대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미 간 인플레이션 격차가 6년 만에 다시 '제로(0)'를 기록하기도 했다.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상승하면서 전달과 같은 수준을 보였고 한국의 9월 소비자물가는 전달(3.4%)보다 상승 폭을 키우며 3.7% 올랐다. 미국 물가상승률이 한국과 같거나 한국보다 낮아진 것은 2017년 8월 이후 6년 1개월 만이다.그러나 한은이 선뜻 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가장 큰 이유로는 경기 부진이 꼽힌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우리 경제 부진 역시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은 최근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월 2.4%에서 2.2%로 낮춰 잡았다.지난 1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경제수장들은 지정학적 갈등 등으로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조화, 성장 회복을 위한 구조개혁을 주문하기도 했다.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 글로벌 인플레와 공급 충격으로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는 높은 부채 수준과 통화 긴축에 더해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만큼 금융안정성 회복을 위해 국제사회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근에는 국제유가 불확실성도 커졌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87.69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78달러(5.8%) 올랐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89달러(5.7%) 오른 배럴당 90.89달러로 마감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6%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에 따른 공급 우려로 유가가 상방 압력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금융 불안정이 우려되는 만큼 당장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어렵고 연준의 긴축 시사에 인하 타이밍을 잡기도 애매하다"면서 "우선 금리 동결에 나선 후 연준의 행보를 보면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