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금리에도 증가세 안꺾여주담대 2조6814억, 신용대출도 8871억↑50년 주담대, 특례보금자리 억제에도 수요 증가
  • ▲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뉴데일리DB
    대출금리가 끝없이 상승하는 가운데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주범으로 꼽혔던 특례보금자리론도 축소됐지만, 영끌 열기는 식지 않는 모습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9월 은행 신규취급액 대출금리는 연 5.17%로 8월 대비 0.07%p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 금리는 5.27%로 0.06p 올랐고, 가계대출은 0.07%p 오른 4.90%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4.35%로 전달 대비 0.04%p 올랐고, 일반신용대출은 6.59%로 0.06%p 상승했다.

    대출금리 상승세는 미국발 고금리 장기화 기조와 러시아-우크라이나에 이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리스크가 겹치면서 유동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5%를 넘나들고 있고, 덩달아 국내 채권금리를 끌어올려 금융권의 자금조달비용을 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출 증가세는 오히려 가팔라지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9일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7321억원으로 9월말(682조3294억원)보다 3조4027억원 늘었다. 9월 증가폭 1조5174억원 보다 2조원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6월 이후 계속 증가폭을 늘려오고 있다. 6~9월 4개월간 증가한 규모만 26조원에 달한다.

    특히 이달 가계대출 증가세를 보면 주담대는 2조6814억원 늘었는데 신용대출도 8871억원 증가했다. 그동안 매달 1조원 안팎씩 감소하는 것에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달 50년 만기 주담대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등 대출 증가 주범으로 꼽힌 상품들이 판매 중단되면서 신용대출로 수요가 이어지는 풍선 효과로 보인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됨에 따라 대출금리도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54~7.19%로 월초 대비 상·하단 모두 0.41~0.43%p 뛰었다. 반면 정기예금 금리는 4.0~4.08% 수준으로 0.03%p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해 겪은 유동성 위기를 경계한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경쟁 자제를 요청한 영향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10월은 가을 이사철 효과로 주택과 관련한 대출수요가 많은 구간"이라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