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17兆↑, 카드 2.6兆↑대출 한계치… 카드로 버텨하반기 증가세 더 가팔라"부채 감축 시급"
  • ▲ 서울 명동 거리에 붙은 카드대출 광고 스티커ⓒ연합뉴스
    ▲ 서울 명동 거리에 붙은 카드대출 광고 스티커ⓒ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에도 주택자금 수요가 이어지며 가계신용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신용카드 이용액도 확대 전환하며 가계빚 규모가 늘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에 따르면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875조6000억원으로 2분기 대비 14조3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1759조1000억원으로 같은기간 11조7000억원 증가했고, 판매신용 잔액은 116조6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 늘었다.

    가계신용 규모는 지난해 3분기 이후 1년만에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해 말과 올해 1분기 감소세를 유지하다 2분기부터 증가로 전환, 증가세를 키워오고 있다.

    상품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17조3000억원 늘어 104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주담대 증가폭은 1분기 4조4000억원, 2분기 14조1000억원 등 올들어 확대되는 모습이다. 주택매매 관련 자금수요가 늘면서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취급, 개별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및 비주택부동산담보대출 위축으로 5조5000억원 줄었다. 8분기 연속 감소세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과 기타 금융기관 등은 전분기말 대비 각각 10조원, 6조5000억원 증가한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4조8000억원 감소했다. 기타금융기관 대출은 6조5000억원 늘었다.

    판매신용은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2조6000억원 늘어난 11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여행 및 여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확대됐고, 백화점과 자동차회사 등 판매회사 신용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계빚 규모는 올해 하반기 들어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 초강력 긴축을 이어가던 한국은행이 올해 1월을 마지막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억눌렸던 자금수요가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이같은 가계빚 증가세가 이어지면 내년 상반기 19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은은 이달 발행한 보고서에서 "가계부채가 금융뿐 아니라 경기불안까지 자극할 수 있다"며 "증가세가 계속 누적될 경우 3~5년 시차를 두고 연간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인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생활자금 수요인 신용카드 사용액과 연체율이 동반상승하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3분기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186조9000억원으로 1분기 175조6000억원 대비 11조3000억원 늘었다. 반면 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2.9%로 2015년 8월(3.1%)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값을 카드론 등 대출로 임시로 돌려막는 사람이 늘어나면 연체자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취약차주 연체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어 부채감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 3분기 가계신용ⓒ한국은행
    ▲ 3분기 가계신용ⓒ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