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일반주주 이익 규정 상법 개정 촉구…100만 서명운동 진행급증한 개인투자자 목소리 확대…당국도 정책 적극 반영"총선 앞둔 당국 행보 우려" VS "개인투자자 위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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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목소리를 높였던 공매도 개편과 관련 정부가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도록 이끈 데 이어 기업이 일반 주주 이익에 충실하도록 규정한 상법 개정을 위한 여론 조성에 나섰다. 당정도 총선을 앞두고 개미 표심을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4.03포인트(5.66%) 오른 2502.37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던 지난 2020년 3월 25일(5.88%)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500을 웃돈 건 지난 9월 22일 이후 약 7주 만이다.
코스닥 지수도 급등하면서 장 중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약 3년 5개월 만에 발동하기도 했다.
정부의 공매도 전면금지는 개인투자자의 강력한 요청을 반영한 결과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 성과달성에 이어 상법개정에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권익보호비영리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에 따르면 '상법 이사충실의무 개정 법률안 조속 통과 촉구'를 위한 100만명 서명운동을 오는 12월말까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과 진행한다.
현행 상법 제382조의3 이사충실의무 조항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추가하는 개정 법률안의 조속 통과를 촉구하는 국민 서명운동을 12월말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1998년 제정된 이 법엔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해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 문구를 추가해 지배주주에 의한 일반주주 권리 침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취지의 법안은 지난해 3월과 올해 1월 각각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과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해 국회 계류 중이다.
현재 주요 선진국은 주주 이익을 위한 이사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미국은 '듀티 오브 로열티(Duty of loyalty)'라는 법으로 이사가 회사의 주주들에 대해 투철한 충성심을 보여야 한다고 명시한다. 일본은 지난 2015년 이사회가 주주들에 신의성실을 다할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법을 제정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주식회사의 주식 1주당 권리는 동일하며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보장되는 것은 헌법 평등정신에 입각해 당연한 것"이라면서 "지금까지는 오너와 지배주주에게 힘과 권리의 균형추가 쏠림으로써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현재까지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안건에 올라가지 못하고 있어 21대 국회 회기 내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면서 "하루 빨리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뤄 자본시장 2.0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장세에서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가 급증하면서 동학개미의 목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이들의 권리 회복을 위한 당국의 움직임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지난해부터 금융위원회는 물적분할시 주주보호, 내부자거래 사전공시, 불공정거래 대응강화, 인수합병(M&A)시 의무공개매수 등의 일반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5일 당국은 개인투자자들이 수년째 목소리를 높여온 공매도 개선 요구에 내년 상반기까지 한시적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불법 공매도 행위가 시장의 안정성과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선 총선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을 의식한 정치권, 당국의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공매도가 금지는 정부가 추진해온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도 상반되는 정책"이라면서 "여론을 의식한 정치권이 공매도 이슈로 압박을 지속하자 당국도 결국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위상이 강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정책은 물론 주주에 대한 기업들의 태도로 달라지고 있다"면서 "주가 향방을 결정하는 데 있어 끌려다니는 주체 정도로 인식됐던 과거와 달리 시장 수급을 이끄는 주체로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