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인적쇄신 추진셀프연임 논란 부담 겹쳐"금융사에 걸맞는 지배구조 필요"
  •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뉴데일리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뉴데일리
    주가조작, 분식회계 논란으로 사정 타깃이 된 카카오가 쇄신을 위해 '경영진 교체'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모회사인 '카카오 리스크'에 덩달아 홍역을 치르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자칫 윤호영 대표에게까지 파장이 미칠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올해 초 4연임에 성공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5년 3월까지로 아직 1년 5개월가량 남아 있긴 하지만, 그간 '셀프연임' 논란이 지속돼 왔다는 점에서 김범수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주도하는 인적 쇄신 흐름에 포함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호영 대표는 지난 2016년 카카오뱅크 설립 준비법인의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8년 가까이 카카오뱅크를 이끌고 있다. 지난 3월엔 4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2025년 3월로 연장했다. 

    윤 대표는 출범 2년 만인 2019년 1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하는 등 뛰어난 경영성과를 보여주며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순이익 2631억원을 기록해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는데, 올 상반기에만 1838억원을 벌어들여 올해 실적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윤 대표 입장에선 무난히 임기를 채우고 내후년 5연임까지 노려볼 만했으나, 최근 카카오가 그룹 역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벌어진 시세조종 의혹으로 김범수 창업자가 금융감독원에 소환 조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이후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논란까지 터졌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카카오 택시에 대해 "부도덕하다"는 과격한 표현까지 썼다.        

    이에 김 창업자은 외부 감시기관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를 설립하고 초대 위원장으로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촉했으며, 지난 6일 오전엔 주요 임원 20여명이 참여하는 경영 회의를 열어 계열사 컨트롤타워격인 '경영쇄신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위원장은 본인이 직접 맡는다.

    이는 카카오가 자랑해 왔던 '자율 경영 문화'의 폐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업계 내에선 그간 논란이 있었던 계열사 대표들을 중심으로 고강도 인적 쇄신이 동반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를 비롯해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문태식 카카오VX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등의 임기가 내년 3월말 만료된다.

    홍 대표와 이 대표는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의 당사자들이고 류 대표는 분식회계 의혹과 더불어 택시업계 갑질 논란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신 대표의 경우 경영진 스톡옵션 먹튀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고 불법 지원금을 받은 혐의도 있다.

    윤 대표도 경영능력과는 별개로 그간 '셀프연임'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3연임 할 동안 본인이 본인의 연임 여부를 논의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직접 참여한 것이 논란이 됐다. 의결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연임을 결정하는 회의에 당사자가 직접 참석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지배구조 규범에 '70세룰'과 같은 연령 제한이나 연임 횟수 제한 등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5회 열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안건에 반대한 사례는 단 1건, 올해 열린 7번 이사회에선 반대를 표시한 사례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밖에 윤 대표 또한 지난 2021년말 자신이 보유 중인 스톡옵션 25만주 중 일부를 차액보상형으로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먹튀 논란을 일으킨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 사례와 닮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1금융권 은행임에도 타 금융사들이 요구받는 지배구조의 투명성, 사회적 책임 등에서 벗어나 있는 측면이 있다"며 "이번 카카오 논란을 계기로 일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