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법 선고…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로 경영권 넘어가2021년 불가리스 사태로 발발된 경영권 분쟁 2년 반만에 막 내려한앤코, "소비자 신뢰 회복, 경영 정상화 나설 것"
-
2년 반 동안 지속돼온 남양유업의 경영권 분쟁이 4일부로 막을 내렸다.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하면서다.
남양유업의 경영권 분쟁이 발발된 시기는 2021년이다.
시초는 일명 '불가리스 사태'다. 4월13일 남양유업은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당시 창궐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해당 발표는 임상을 거치지 않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월15일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남양유업을 고발했다.
이 사태로 인해 소비자 불신과 원성은 일파만파 커졌고, 홍 회장은 5월4일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그는 "모든 것에 책임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 이런 결정하기까지 오래 걸린 점 사죄드린다"며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기도 했다.
같은 달 27일 홍 회장은 사모펀드 한앤코에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경영권 양도 절차를 밟았다.
한앤코와 홍 회장이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은 같은 해 7월30일에 종결되기로 예정돼있었다. 하지만 홍 회장은 당일 거래종결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채 주식양도 안건 임시주주총회를 연기했고, 이를 심상치 않게 여긴 한앤코는 8월23일 주식매매계약 이행 소송을 제기했다.
문제의 9월1일. 홍 회장은 돌연 한앤코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한앤코가 비밀유지 의무를 어기고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본격적인 법정 다툼이 시작됐다.
10월5일 홍 회장은 '불가리스 사태'로 인해 국회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하기도 했다. '오너리스크로 인해 대리점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에 홍 회장은 "매각에 전념하고 있다"며 "매각을 빨리 마무리해 남양유업의 위상을 확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회장은 한앤코와의 불화가 심화되던 11월19일 대유위니아그룹과 상호협력 이행 협약을 맺는다. 한앤코와의 소송에서 승소할 시 대유가 남양유업을 인수하는 매매예약 완결권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계약금 320억원도 받았다.
4개월 후인 2022년 3월7일 대유는 홍 회장과의 협약에서 손을 뗀다. 홍 회장이 한앤코와의 가처분소송에서 패소하면서다. 같은 달 25일 대유는 홍 회장을 상대로 위약벌 소송을 제기했다.
9월22일. 서울중앙지법은 한앤코와의 소송에서 원고인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고 같은 날 남양유업은 항소했다.
11월10일, 서울중앙지법은 대유와의 소송에서 홍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같은 달 29일 대유는 항소의사를 밝혔다.
2023년 2월9일, 서울고등법원 한앤코와의 소송에서 한앤코 승소 판결을 냈고 3월2일, 홍 회장 일가는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12월8일, 서울고등법원은 대유와의 소송에서 원고(항소인) 일부 승소로 결론지으며 대유의 손을 들어줬다. 홍 회장이 대유에게서 받은 계약금 320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결론이다.
2024년 1월4일, 대법원 판결에 따라 한앤코는 남양유업 경영권을 정식으로 인수하게 됐다. 한앤코는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경영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