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증권, 이달 들어 7.6% 하락부동산 투자 리스크 부담 큰 미래·한투 낙폭 커올 상반기 실적 바닥 치고 하반기 턴어라운드 기대
  • 지난 연말 한시적 공매도 금지 등에 따라 상승세를 타던 증권주 분위기가 이달 들어 다시 반전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다. 시장에선 증권사 실적이 상반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주로 구성된 KRX증권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7.6% 하락했다.

    앞서 지난 11~12월 KRX증권 지수는 14.5% 상승하는 등 연말 증권주 분위기는 좋았다. 한시적 공매도 전면금지 시행과 양도세 부과기준 완화 등으로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가 기대됐기 때문이다.

    연초 들어 흐름이 반전된 건 태영건설 워크아웃 돌입으로 부동산PF 부실화 우려가 다시 부각된 영향이다. 부동산 관련 충당금 반영 등에 따른 실적 악화에 시장은 좀더 민감히 반응하는 분위기다. 

    지난 9월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3.8%로 저축은행(5.5%), 여신전문금융사(4.4.%) 등 다른 업권보다 훨씬 높은 연체율을 보이고 있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부동산 투자 리스크 부담이 큰 회사들의 낙폭이 크다.

    미래에셋증권(-12.6%)이 증권주 중 가장 많이 떨어졌고, 한국금융지주(-8.8%)가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대형사 중에서도 가장 높고, 한국금융지주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태영건설 익스포저가 가장 높다.

    두 증권사 외에도 대형 증권사 주가는 전반적으로 약세다. 

    부동산 투자 리스크 부담은 적은 편이지만 지난해 영풍제지 사태 충당금 반영으로 인해 실적 부담이 커진 키움증권도 올 들어 7.4% 하락했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미수금 관련 충당금 4333억원 반영에 따라 4분기에 전년 대비 적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대형사 중 부동산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 삼성증권(-5.5%)과 NH투자증권(-5.5%)은 지수 대비 선방했지만 4분기 실적 악화 부담은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키움증권·대신증권·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메리츠증권 등 증권사 7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합한 액수는 총 7414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1조1812억원)보다 약 37.2% 줄어든 규모다.

    증권사들의 성적 부진 흐름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후 부동산 PF 부실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관련 수익의 회복 저하 가능성이 상반기까지는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도 인상되면서 순이자수익도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에 들어선 이런 리스크가 다소 해소되면서 실적도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동시에 시중금리 하락과 함께 신용 리스크 완화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등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 현실화 기대감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증권사와 감독당국의 PF 구조조정에 대한 결단을 앞당길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시중금리 하락과 신용리스크 완화에 따른 채권평가이익은 하반기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증권업종의 실적 턴어라운드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