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최고 수혜""D램도 14조 넘길 듯"삼성전자도 상향… DS 10.5조, 전사 32.3조
  • ▲ SK하이닉스 HBM3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3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엔비디아의 호실적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톡톡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당장 올해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AI가 일시적인 흐름이 아니라 산업계 전반을 뒤흔드는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으면서 AI 반도체에 필수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도 폭증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26일 반도체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치를 훌쩍 넘긴 호실적을 기록한 이후 국내 메모리 공급사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을 20~50% 상향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SK하이닉스가 11조 80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D램 사업에서 14조 3000억 원의 이익을 내며 실적 반등을 강력하게 이끌고 여전히 2조 4000억 원 가량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낸드사업을 메꾸는 구조가 될 것으로 봤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연말부터 SK하이닉스가 올해 12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불어닥친 AI 반도체 투자 붐으로 올해 최대 수혜를 볼 수 있는 메모리 기업으로 SK하이닉스를 꼽으면서 앞서 제시했던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올해 SK하이닉스가 12조 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종전에 내놨던 영업이익 예상치보다 19% 상향 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D램 사업에선 12조 5000억 원 흑자를, 낸드사업에선 6000억 원 가량 적자를 낸다는 전망이다.

    내년 실적에 대해선 더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실적 전망을 증권사에 따라 10~20% 상향하는 추세라면 내년 실적에 대해선 최대 50%까지 상향 조정에 나선 곳도 있을 정도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내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2조 5000억 원이다. D램 사업에서 21조 5000억 원 수준의 이익을 내는데다 낸드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1조 원 안팎의 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에도 HBM을 중심으로 D램 사업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4분기부터는 의미있는 HBM 효과를 보기 시작하면서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은 점차 상향되는 분위기였지만 지난주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급진전 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은 221억 달러, 순이익은 122억 9000만 달러라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익은 770% 폭증한 수치였다.

    이는 시장 전망치도 가뿐히 넘긴 수준으로 더 주목받았다. 월가에서 예상한 엔비디아 매출규모는 204억 달러였다.

    엔비디아가 올 1분기에도 240억 달러 수준의 매출 달성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주식시장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실적 발표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6% 급등을 시작했고 지난 23일(현지시간)에는 5% 가까이 주가가 더 오르면서 시가총액이 2조 1000억 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주가도 움직였다. SK하이닉스도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쓰며 주가 상승 랠리를 이었다.

    월가와 국내 증권가에선 엔비디아의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올해 실적 전망이 AI를 지속가능한 대세로 인정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됐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오픈 AI의 '챗GPT' 등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AI 투자 붐이 시작된 것 사실이지만 이 투자 분위기가 앞으로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의 큰 물결이 될 것인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었다.

    AI가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으로 완전히 인정을 받으면서 AI 반도체에 필수로 사용되는 메모리 제조사들에 대한 조명으로 이어졌다. 특히 HBM은 AI 반도체 제조에 있어 대체불가능한 메모리로 꼽히는데다 구글, 아마존, 메타 등의 글로벌 빅테크들도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HBM시장에 새로운 수요로 등장하고 있어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프랑스 IT시장조사업체 욜 그룹(Yole Group)에 따르면 올해 HBM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50% 성장해 14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내년엔 199억 달러 시장으로 몸집을 더 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추세를 이어 5년 뒤인 오는 2029년에는 377억 달러(약 50조 원) 규모로 성장하며 메모리 시장을 이끌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K하이닉스와 함께 HBM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삼성전자도 올해와 내년 실적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DS)부문에서만 10조 5000억 원 수준의 이익을 내고 전사 기준으론 32조 원대를 탈환할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은 올해보단 내년에 더 큰 폭의 실적 증가가 점쳐지는 분위기다. 내년엔 DS 부문에서만 24조 원대 이익을 내며 SK하이닉스를 넘어서고 전사 기준으로도 50조 원 안팎으로 올라설 것이라는게 증권업계의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