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 美 출시 목표전문약국(SP) 유통채널 통해 직판 계획혈전색전증 유발 혈액응고인자 제거해 안전성 높여SC제형도 개발 중
  • ▲ 이우진 GC바이오파마USA 대표 겸 GC녹십자 글로벌 사업본부장.ⓒ최영찬 기자
    ▲ 이우진 GC바이오파마USA 대표 겸 GC녹십자 글로벌 사업본부장.ⓒ최영찬 기자
    “알리글로는 GC녹십자의 향후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이우진 GC바이오파마USA 대표 겸 GC녹십자 글로벌 사업본부장은 지난 27일 충북 청주에 있는 오창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면역글로불린 제품 ‘알리글로’의 미국 진출 계획 등을 밝혔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리글로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미국 현지법인인 GC바이오파마USA를 통해 알리글로를 직접판매(직판)할 계획인데 올 7월 출시가 목표다.

    이 대표는 알리글로의 매출 목표치로 올해 5000만달러, 2028년 3억달러를 제시했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이 연간 13조원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목표 수치가 너무 낮은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굉장히 보수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이며 우리는 이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를 알리기 위한 홈페이지를 개설한 데 이어 지난 1월부터 미국 내 주요 전문약국(SP) 유통채널과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SP는 미국에서 고가의 만성질환 의약품을 주로 다루는 곳으로 알리글로의 적응증인 선천성 면역결핍증(PID) 적응증을 보유한 면역글로불린 제품의 SP 유통 비중은 65%에 이른다. 최근 미국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면역글로불린 제품의 SP 유통 비중은 더욱 높다.

    SP는 자체 영업인력을 두고 있어 이들을 활용하면 되는 데다가 보험 환급금액을 높게 설정함으로써 제품 단가가 높아 고마진 전략을 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국 혈액제제 시장에 진출하는 후발주자인 GC녹십자로서는 SP를 통해 영업인력 확보에 부담을 덜 뿐만 아니라 알리글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GC녹십자는 SP와 직접 계약을 통해 알리글로 유통 주도권을 확보하고 보험사에 제품을 등재해 알리글로의 접근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성분명 처방 비율이 높은 미국에서 SP는 신규 의약품의 시장 확대에 유리한 채널이다”며 “2017년 출시된 다케다의 ‘감마플렉스’는 SP 비중이 98%, 2018년 출시된 옥타파마의 ‘판지가’는 72%에 달할 정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험사(Payer), 처방약관리업체(PBM), SP, 유통사까지 아우르는 수직 통합채널 계약을 통해 미국 사보험가입자의 약 75%에 알리글로를 등재할 계획이다”고 부연했다.

    알리글로만의 경쟁력도 미국 시장 진입에 유리할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다.

    면역글로불린 정제 공정에 독자적인 ‘CEX 크로마토그래피(양이온 교환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한층 높였기 때문이다. 기존 면역글로불린 제품의 경우 혈전색전증을 유발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GC녹십자는 혈전색전증의 주원인이 되는 혈액응고인자(FXIa) 등의 불순물을 제거해 알리글로를 제조한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혈전색전증을 유발하는 인자들이 포함된 면역글로불린 제품이 리콜한 사례가 있어 모든 제품 안내서에는 혈전색전증에 대한 경고문구가 의무적으로 포함된다”면서 “우리는 불순물을 거의 제로 수준으로 제거한 만큼 안전한 제품으로 알리글로를 포지셔닝할 예정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형준 GC녹십자 오창공장장도 “국내와 미국에서 CEX 크로마토그래피에 대해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고 강조했다.

    GC녹십자는 현재 정맥주사(IV) 제형인 알리글로의 피하주사(SC) 제형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의약품을 환자 집에 보내는 SP를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서는 만큼 자가투여가 가능한 SC 제형과 시너지가 높을 수 있어서다.

    배백식 GC녹십자 경영전략실장도 “현재 SC제형에 대한 구체적 개발 타임라인을 설계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알리글로는 GC녹십자가 2010년 미국 혈액제제 시장 진출을 선언한 뒤 13년만인 지난해 12월 FDA 허가를 획득한 고농도(10%) 면역글로불린 제품이다. GC녹십자는 당초 면역글로불린이 5% 함유된 제품으로 FDA 문을 두드리다 허가 획득에 실패한 뒤 10% 포함된 제품으로 전략을 바꾼 끝에 미국 혈액제제 시장 문턱을 넘고 올 7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 ▲ 알리글로 제품 사진.ⓒGC녹십자 제공
    ▲ 알리글로 제품 사진.ⓒGC녹십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