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1호 '밸류업 공시 예고' 상장사…4분기 중 공시 예정금융사 그간 강한 밸류업 의지 비쳐…향후 기업가치 제고 주목"수익성 및 위기관리 중요…지속 가능한 성장 로드맵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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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금융이 '밸류업 공시' 시행 첫날 1호 공시를 낸 가운데 금융주의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10개 은행으로 구성된 KRX 은행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20.7% 오르며 국내 지수 중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주요 4대 금융지주 주가를 보면, 은행주의 상승세는 뚜렷하다.

    금융권 대장주인 KB금융지주는 지난 3일 연초 대비 무려 46.6% 오른 7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0일 장중엔 역대 최고치인 8만3400원을 찍기도 했다. 이밖에 하나금융지주(44.4%)와 신한금융지주(17.1%), 우리금융지주(9.6%) 등도 주가가 크게 뛰었다.

    은행주는 특히 올해 정부가 기업의 가치를 제고할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크게 올랐다. 밸류업이 은행주들의 중장기 모멘텀으로 지속해서 작용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실제 KB금융그룹은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먼저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 공시를 통해 밸류업 프로그램의 첫 포문을 열었다. 그간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데 이어 해당 프로그램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에 KB금융그룹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마련, 올해 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다.

    KB금융뿐만 아니라 나머지 금융지주들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그간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또한 밸류업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내비쳐 왔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우 KB금융과 더불어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인베스트-K파이낸스' 투자설명회(IR)에 참여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강화하겠다"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약속한 바 있다.

    증권가에선 은행주가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해선 기업의 수익성 관리와 위기관리 능력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중에서도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이익률인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이 주목해야 할 지표로 꼽힌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속 가능한 기업 밸류업을 위해서는 ROE/RoRWA 제고에 초점이 맞춰야 한다"라며 "RoRWA 상승은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률이 시행되는 가운데 CET1(보통주자본)을 방어하면서 이익 증가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한국보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앞서 시행한 일본의 금융회사 역시 목표 ROE와 CET1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주주환원율과 RoRWA 제고, 그리고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제시했다"라며 "특히 효율적 포트폴리오를 위해 지역별 진출 전략 역시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60%선에 달할 정도로 확대된 만큼, 추가 모멘텀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상승세가 사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들의 국내 은행주 전체 보유 지분율은 약 59.4%까지 상승했다"라며 "이는 지난 20여 년간 형성된 밴드인 43~60%의 상단에 위치한다"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외국인의 은행주 매수세 재개 및 주가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추가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밸류업은 은행주의 중장기 모멘텀으로 계속 작용할 것이지만,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세 공백 속에 조정 국면을 맞을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은행주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아직 0.4배로 여전히 현저한 저평가 상태"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추가 충당금 적립 등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양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