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불안정성에 벤처캐피탈의 제약바이오 투자 감소세투자 관심 '빈익빈 부익부' 현상 나타나대기업의 바이오 진출 확대도 생태계 조성 기대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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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바이오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지만 고금리 상황이 수년째 지속되는 등 글로벌 경제 불안정성 등의 영향으로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자금난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기업 내 '옥석'을 가림으로써 오히려 건강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7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의료분야 신규 투자액은 2021년 1조6770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1조1058억원, 2023년 8844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바이오·의료분야 투자액은 1563억원으로 전년 동기(1520억원) 대비 투자액수는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 업종에서 차지하는 투자비중은 17.2%에서 15.9%로 감소했다.

    바이오·의료는 ICT서비스(29%)에 이어 두 번째로 투자액수가 많은 섹터지만 ICT서비스(22.5%→29%), 전기·기계·장비(9.4%→12.8%) 유통·서비스(11.7%→13.8%) 분야 투자비중이 커진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벤처캐피탈이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호흡이 길고 성공에 대한 리스크가 큰 제약바이오 분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셈인데 이는 R&D를 포함한 운영자금 확보에 차질을 빚게 해 제약바이오 기업의 본업인 신약 개발에도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의 항암제와 병용요법 방식의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추진하더라도 글로벌 제약사는 신약 후보물질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이 보유한 자산규모도 본다"면서 "자금에 문제가 생기면 신약 개발이 원활하지 않게 돼 결국 글로벌 제약사도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바이오기업들의 자금난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바이오기업 주가에 큰 영향이 없었다는 점을 놓고 '알짜' 바이오텍을 향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모든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 현황을 반영한 KRX헬스케어 지수는 올 1월2일 3307.90에서 지난 14일 3250.24로 1.7% 하락한 반면 상위 300개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 현황이 반영된 KRX300헬스케어 지수는 같은 기간 2885.21에서 2889.44로 오히려 0.1% 상승했다.

    알테오젠 주가는 올 1월2일 9만1500원에서 지난 14일 종가 26만5000원으로 189.6% 급등했으며 휴젤 주가는 같은 기간 15만2800원에서 22만1000원으로 44.6%, HLB 주가는 5만3200원에서 6만2300원으로 17.1%씩 올랐다.

    여기에 그동안 대기업 중 삼성, SK, LG 정도만 제약바이오에 진입했지만 롯데, GS, 한화, 대상, 신세계, 두산, HD현대, 오리온 등 다른 대기업에서도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제약바이오에 앞다퉈 뛰어들며 바이오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롯데는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와 유전자검사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하는 롯데헬스케어를 통해 바이오로 시선을 확장했다.

    오리온은 최근 ADC(항체-약물 접합체) 전문기업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했으며 한화는 투자전문회사 한화임팩트를 통해 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 테쎄라에 지분투자를 단행했으며 HD현대는 자회사 HD현대미래파트너스를 통해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암크바이오를 설립하는 등 대기업의 제약바이오 산업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황만순 한국투자증권 파트너스 대표 "바이오텍 투자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다"면서 "모든 바이오텍에 고르게 투자할 능력은 벤처캐피탈도 정부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