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지위 분쟁 내용 미기재금감원 수정 요청에 7회 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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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이노그리드가 한국거래소로부터 예비심사 승인 취소를 통보 받았다. 거래소가 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에 대해 심사 효력을 불인정한 건 1996년 코스닥 시장 개장 이후 첫 사례다. 

    19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이노그리드의 상장 예심 결과 효력을 불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에 따라 이노그리드는 향후 1년 이내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없게 됐다.

    거래소 측은 “이노그리드가 최대주주의 지위 분쟁과 관련한 사항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를 상장 예심 신청서 등에 기재하지 않았다”며 “이에 심사 단계에서 해당 사실을 심의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이노그리드는 거래소 심사 과정부터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까지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거래소 상장위원회로부터 '미승인' 판정을 받았으나 재심 절차인 시장위원회에서 승인을 받아 지난 1월 심사에 통과했다. 보통 심사까지 6~7개월 걸리는데 이노그리드는 11개월이나 소요된 것이다.

    지난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을 앞두고 이노그리드는 금감원의 계속된 정정 요구로 상장 일정이 또 지연됐다. 금감원으로부터 총 7차례 증권신고서 정정을 받았다.

    문제가 된 사항인 '최대주주 분쟁'은 지난달 27일 제출한 6차 정정 신고서가 돼서야 기재됐다. 정정신고서에는 "과거 최대주주였던 법인과 해당 법인의 최대주주 간에 이노그리드 주식 양수도 및 금융회사의 압류 결정 등과 관련해 분쟁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기입했다.

    2019년까지 이노그리드 최대주주는 에스앤알코퍼레이션이다. 2019년 12월25일 유상증자를 통해 김명진 대표가 대주주가 됐다. 정정신고서에 따르면 이노그리드의 이전 최대주주였던 에스앤알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인 박모씨가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지 못했고 2021년 지분 매각도 동의없이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이노그리드 측은 "현재 구체적인 법적 분쟁이 발생하지는 않았다"면서도 "OOO증권이 2020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채무자를 에스앤알코퍼레이션으로 하고 이노그리드를 제3채무자로 하여 압류 명령을 받았다. 향후 법적 분쟁의 당사자가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거래소는 예비심사 승인 후 효력불인정으로 인한 시장혼란의 중대성을 감안해 상장예비심사신청서의 거짓 기재나 중요사항 누락시 상장예비심사 신청제한 기간을 3~5년으로 연장하고, 관련 서식을 개정하는 등 재발 방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