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넘어 소송 난립 위험성 국내 치료 내시경 술기 탁월하지만 환경적 제약최적 진료 위해 신뢰 회복 선결과제
  • ▲ 조광범 교수(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학술위원회 이사, 계명대 동산병원). ⓒ박근빈 기자
    ▲ 조광범 교수(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학술위원회 이사, 계명대 동산병원). ⓒ박근빈 기자
    의정 갈등 장기화는 남아 있는 의사를 향한 불신으로 귀결된다. 이미 소송 위험에 몸을 사리는 기피과 문제를 넘어 내시경, 특히 침습적 행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치료 내시경 분야도 난관이 예상된다. 의사-환자간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5일 조광범 교수(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학술위원회 이사, 계명대 동산병원)는 "불가항력적 상황에서 소송이 걸리면 의사는 대응할 여력이 부족하다. 환자를 위한 성실한 치료를 해도 두려움에 피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해당 문제는 이미 잘 알려진 산부인과 등 영역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조기 위암 등에 탁월한 성과를 내는 치료 내시경 영역에도 문제가 확장되고 있다. 타 과와 비교해 미래세대가 절망적인 것은 아니지만 기피하는 3D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세계소화기내시경학술대회(ENDO) 및 국제소화기내시경네트워크(IDEN)를 통해 내시경 술기를 국제 사회에 공유하는 자리가 열리고 있지만 기술적 역량에 역행하는 국내의 진료환경을 고백한 셈이다. 

    조 교수은 "국내 치료 내시경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그 입지가 축소될까봐 우려된다. 개복이 아닌 방법으로 환자에게 유리한 것은 물론 의료비 절감과 중증 이환을 막는 행위로 작동하고 있지만 10억 단위의 소송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고 했다.

    결국 내시경 세부분과 전문의를 선택하고 이 분야 연구와 치료를 확장하려는 시도가 꺾이게 된다는 것이다. 

    환자에게 최적의 진료를 해야 하지만 방어 진료를 하게 되고, 이는 불필요한 검사를 잔뜩 쌓아 소송에 대응할 근거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구조로 변하기 때문이다. 환자가 의사를 향한 불신이 생길수록 의사도 이를 대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의정 갈등을 신속히 풀고 의사-환자의 신뢰 회복이 선결과제인 이유다. 지금 이 문제를 차단하지 않으면 추후에는 대처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그는 "계속 말하고 있는 저수가 문제에 더해 신뢰 결여가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는 것이 두려운 심정"이라며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진행해도 침습적 행위가 있다면 천공 등 문제를 100% 차단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라고 했다. 

    이어 "인식의 변화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의대증원 문제와 별개로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지 않으면 환자에게 제공되는 최적의 치료가 점차 퇴색되는 상황으로 번지는 것. 그 부분이 심각히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