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은행권 주담대 증가폭, 1년만에 최대 상반기 은행권 주담대 26조5000억원↑…3년만 최대폭은행권 가계대출 6조원 증가… 전월 수준 유지금리인하 기대에 주담대 급증… 7월 금통위 ‘소수의견’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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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DB.
    주택 거래가 늘면서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6조3000억원 증가해 1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계속 확대될 경우 금리인하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국은행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과 2금융권 가계대출이 감소하고 있어 전체 금융권 대출은 아직까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 4.5조→5.7조→6.3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주담대

    한은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876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3000억원 많았다. 지난해 6월 6조9000억원 늘어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은행권 주담대는 올해 들어 증가세가 주춤하며 3월 5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증가폭이 4월 4조5000억원, 5월 5조7000억원으로 급격히 커졌다.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 은행권 주담대 증가폭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중 불어난 은행권 주담대 규모는 26조5000억원으로 지난 2021년(30조4000억원)이후 가장 많았다.

    문제는 최근 주담대 급증세가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원지환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최근 늘어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주택 관련 대출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출금리 등의 여건 변화를 볼 때 상방압력은 다소 높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담대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감소하고 있고 2금융권의 가계대출도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전체 관점에서 가계대출을 바라볼 때 전월 수준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축소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 신용대출·2금융권 가계대출은 감소세

    신용대출과 주담대 등을 포함한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6월말 기준 111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폭은 6조원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6월 중 3000억원 줄며 감소전환해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을 줄였다.

    기타대출 감소는 반기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6월 중 신용대출 수요가 실제로 줄어든 것인지는 이번 통계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원지한 차장은 “잔액기준으로만 통계집계를 하고 있어 신규취급에 대한 부분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4조4000억원 늘었다. 전월(5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7000억원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은 6조1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6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는데 이는 은행권 주담대 증가폭이 전월에 이어 확대된 데 주로 기인했다.

    기타대출 잔액은 6월 중 1조7000억원 줄었다. 은행권에서 3000억원 감소했고, 2금융권에서 1조4000억원 줄며 감소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업권별로 가계대출을 살펴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6조원 증가해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분기별 부실채권 상각 등의 영향으로 총 1조6000억원 감소해 전월(-7000억원) 대비 감소폭이 확대됐다.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데일리DB.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데일리DB.
    ◇ ‘인하’ 소수의견 등장 시 주담대 증가세에 ‘기름’

    금융당국 역시 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은행권 주담대 증가세에는 경계감을 드러냈다.

    당국 관계자는 “정책성 대출 및 은행권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금리·주택시장 등 거시경제 여건에 따라 증가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를 9월부터 차질없이 시행하는 등 긴장의 끊을 놓지 않고 세심하게 관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은행권 주담대 증가 추세가 확연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앞둔 금융통화위원들의 운신의 폭은 이전보다 좁아지게 됐다. 향후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실제 금리인하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거란 의견이 나온다. 

    한은 금통위는 오는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최근 물가 흐름을 긍정 평가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출현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금통위에서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할 경우 8월과 10월로 갈리고 있는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8월로 기울어질 전망이다.

    이 경우 불이 붙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될 수 있어 금통위원들 입장에서는 물가만 고려해 시장에 인하 시그널을 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