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 캐스크 스트랭스 8종 선봬2001년부터 매년 선보이는 스페셜 릴리즈1000만개 오크통에서 선별한 특별함
  • ▲ 성중용 디아지오 바 아카데미 원장이 스페셜 릴리즈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성중용 디아지오 바 아카데미 원장이 스페셜 릴리즈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1000만개의 캐스크(오크통)에서 선별한 귀한 원액들을 가지고 스페셜 릴리즈를 선보이게 됐다.”

    26일 오후 보틀벙커 서울역점에서 만난 성중용 디아지오 바 아카데미 원장은 “전 세계의 위스키 애호가들이 가장 기다리는 것 중 하나”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디아지오는 2001년부터 매년 스페셜 릴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한정 수량만 발매되며, 실험적인 캐스크 조합과 더불어 기존 제품에서 만나보기 힘든 풍미를 선사한다.

    스페셜 릴리즈는 디아지오가 보유한 싱글몰트 위스키 증류소에서 엄선해 새롭게 선보이는 ‘내추럴 캐스크 스트랭스’ 컬렉션이다. 캐스크 스트랭스란 말 그대로 통에서 꺼낸 그대로, 물이나 캐러멜 등 기타 첨가물을 더하지 않은 위스키를 말한다.
  •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몰트락, 싱글톤, 탈리스커, 라가불린, 쿨일라, 로즈아일, 벤리네스, 오반 위스키.ⓒ조현우 기자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몰트락, 싱글톤, 탈리스커, 라가불린, 쿨일라, 로즈아일, 벤리네스, 오반 위스키.ⓒ조현우 기자
    지난해부터 스페셜 릴리즈는 디아지오 스튜어트 모리슨 박사가 품질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스튜어트 모리슨 박사는 조니워커의 6대 마스터 블렌더이자 조니워커 블루 레이블을 만든 짐 베버리지의 수제자기도 하다.

    지난해 테마였던 ‘위스키, 문화의 교류(Sprited Xchange)’ 테마의 두 번째 에디션인 이번 스페셜 릴리즈는 ▲몰트락 ▲싱글톤 글렌 오드 14년 ▲탈리스커 8년 ▲라가불린 12년 ▲오반 10년 ▲쿨 일라 11년 ▲로즈아일 12년 ▲벤리네스 21년 등으로 구성됐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몰트락’이었다. ‘위스키가 식전주(aperitivo)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 제품으로 라만돌로 화이트 와인 캐스크와 산지오베제 레드 와인 캐스크에서 숙성한 것이 특징이다.

    입에 들어가자 높은 도수에서 느껴지는 독주의 향이 잠깐 느껴지다가 짙은 바닐라향이 훑고 지나간다. 뒤이어 곧바로 뜨거운 것에 덴 것처럼 얼얼함이 입안에 돈다. 흔히들 고도주를 마실 때 ‘식도에 내려가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는데, 몰트락은 식도뿐만 아니라 폐부에 천천히 퍼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싱글톤’은 크림치즈 같은 향이 독특했다. 부드러운 향과는 달리 ‘스파이시하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 혀를 때리는 듯한 강렬한 풍미가 마치 통후추를 씹었을 때의 느낌과 흡사하다.
  • ▲ 벤 투아르(Ben Thouard)와 틸 잰즈(Till Janz)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작가들과 협업해 패키지를 구성했다.ⓒ디아지오 코리아
    ▲ 벤 투아르(Ben Thouard)와 틸 잰즈(Till Janz)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작가들과 협업해 패키지를 구성했다.ⓒ디아지오 코리아
    ‘탈리스커’는 독특한 캐스크를 사용한 피트(Peat) 위스키다. 피트는 이탄을 태워 나온 열과 연기로 맥아를 건조시켜 만든 위스키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특유의 향이 스며들게 되는데, 일부는 ‘소독약 맛’, ‘양호실 냄새’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탈리스커는 캐스크를 살짝 그을리는 토스트를 통해 숙성 과정에서의 풍미를 더했다. 쏘는 듯한 향보다는, 마치 스페인의 ‘하몽’과 같은 향이 느껴졌다.

    58도가 넘는 도수였지만 스파이시함은 오히려 앞선 두 위스키보다 적었고, 스모키한 향이 아주 천천히, 느리게 이어지며 입안에 맴도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라가불린’은 시향에서 아주 짧게 단 향이 스쳐갔다. 잔을 흔들자 곧바로 피트향이 피어오른다. 한 모금 마시자 훈제 향과 불 맛이 높은 도수와 어우러지며 강렬한 풍미를 준다. ‘매캐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지만 뒷맛이 길게 늘어지지 않아 오히려 깔끔한 한 모금이었다.

    ‘오반’ 부터는 조금 마시기 편한 라인업이었다. 과일의 향이라기 보다는 ‘과실주의 향’에 더 가까웠다. 앞서 마신 스페셜 릴리즈들이 폭발하듯 흘러내려가는 느낌이라면, 오반은 가볍게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다. 옅은 스파이시함이 더해지면서 구운 과일같은 풍미가 느껴졌다.

    ‘벤리네스’는 바닐라향과 과일향이 가장 가득했다. 부드러운 목넘김과 가벼운 뒷맛으로 부담이 덜했다. 스포이드로 물을 서너 방울 넣자 부드러움이 강조돼 쉽게 마실 수 있었다.

    ‘로즈아일’은 향부터 샴페인 같이 가벼웠다. 맛있게 넘어가는 와중에 스파이시함이 포인트를 찍는다. 맛 자체는 전혀 달지 않지만, 단 향으로 인해 달달하다고 착각이 들 정도였다.

    ‘쿨 일라’는 가장 직관적인 과일 향과 바닐라 향이 느껴졌다. 그라데이션이 아니라 마치 선으로 나눈 것처럼 과일과 바닐라의 향이 확연하게 구분돼서 느껴진다. 로즈아일과 마찬가지로 부드럽게 마실 수 있는 위스키였다.

    성 원장은 “이렇게 다양한 풍미의 위스키들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은 다양한 증류소를 가지고 있는 디아지오만의 강점”이라면서 “(스페셜 릴리즈로 묶여있지만) 위스키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매력적으로 설계돼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