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가 5배 치솟은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특허 루머에 34% 급락→ 13% 급등 '롤로코스터' 투자자 혼란과 불안 지속…증권가 "루머 신빙성 낮아, 저점 매수 기회"
  • 최근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의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며 멀미가 날 지경입니다. 

    올해 상반기부터 코스닥 시장 주식투자 성적표는 알테오젠 보유 여부에 갈렸습니다. "'갓(god)테오젠'이 떨어지는 날도 있냐"는 말이 나올 만큼 주가 상승세는 뚜렷했는데요.

    작년 말만 해도 6만원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10만원을 지나 어느덧 30만원, 그 이상을 갈 수 있을까 시장 참여자들이 반신반의하는 동안 45만원대(11월 11일 기준)까지 치솟았습니다. 고점 기준 올 들어 거의 5배가량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알테오젠의 주가를 바라만 보며 발을 동동 굴리던 시기가 있었죠. 고평가 논란 속에 차마 담지 못하고 멀리서 구경만 했던 전문가가 많았던 작년 2차전지 열풍 때처럼 말입니다. 

    그런 흐름은 불과 이달 초까지도 이어졌습니다. 기준금리 인하와 미국 생물보안법에 따른 반사이익 호재 속에 바이오주가 증시 주도주로 주목받는 가운데 알테오젠의 주가는 고공행진했습니다.

    기업가치 상승 배경에는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머크(MSD)의 키트루다가 있습니다. 바이오베터(제형을 바꾸거나 효능을 높이는 플랫폼 비즈니스) 개발에 주력해온 알테오젠은 2018년 7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플랫폼 기술을 확보했죠. 머크는 특허 만료를 앞둔 키트루다의 제형 개선을 통한 특허 연장을 위해 알테오젠과 손을 잡았습니다. 머크는 알테오젠의 기술을 활용한 피하주사 제형의 임상을 올해 안에 마치고 내년 제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이 기술력을 기반으로 주가가 무섭게 치솟았지만 최근 '갓테오젠'의 면모가 예전같지 않은데요. 지난주는 알테오젠 주주들을 당황스럽게 했던 한 주였습니다.

    9거래일 만에 알테오젠의 주가는 무려 33.6% 급락하면서 급기야 주가 20만원대를 터치한 것이죠.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대장주 알테오젠의 급락은 코스닥 전체 지수는 물론 하반기 주도주로서 주목받으며 잘나갔던 제약·바이오섹터 전반을 끌어내렸습니다.

    주가를 끌어내린 건 알테오젠을 코스닥 대장주 자리에 앉혔던 특허와 관련된 루머에서 비롯됐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정맥주사 의약품을 SC 제형으로 전환해주는 알테오젠의 플랫폼 기술이 미국 할로자임테라퓨틱스의 특허 기술을 침해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SC 제형 전환 기술은 전 세계에서 알테오젠과 할로자임만 갖고 있습니다.

    유상증자 추진 소식이 전해진 점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는데요. 알테오젠은 지난 1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제3자 배정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골자로 한 정관변경 안건을 승인했습니다. 이로 인해 대규모 물량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커진 것이죠.

    뒤늦게 추격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도 '멘붕'에 빠졌습니다. 장기 보유자들은 그간 주가 오름폭을 보면 가능한 조정이라고 하겠지만 상승 모멘텀을 기대하고 최근에 올라탄 투자자들에겐 대혼란과 불안이 지속되는 모습입니다.

    지난 21일 장 초반 반대매매성 물량이 터지면서 20% 넘게 급락, 투자자들을 공포에 휩싸이게 하더니 슈퍼 개미의 추가 매수 소식에 낙폭을 만회하고 상승 반전했는데요. 지난 22일 16% 가까이 급락 마감하며 주가 30만원 선이 무너졌고, 다음 거래일인 지난 25일은 13%대 폭등하며 다시 주가 30만원 선을 회복했습니다.

    6거래일간의 하락세를 끊고 주가가 다시 반등한 건 특허소송 관련 루머가 사실일 가능성이 낮다는 전문가 분석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입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한 주 할로자임의 특허 침해 가능성을 언급한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 2대 주주의 주식 매도설, 매출 로열티 논란, 대규모 유상증자설 등 루머가 쏟아졌다"며 "루머에는 진실이 없었고 주가는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의 상승 여력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습니다. 최근의 노이즈로 인한 주가 폭락은 오히려 저점 매수 기회라는 것이죠.

    엄민용 연구원은 "특허는 할로자임이 침해했고 2대 주주는 오히려 지분을 늘렸다. 키트루다SC는 3상에 성공했고,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조달은 호재"라면서 "변동성은 기회 구간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부터는 증가하는 현금 활용 방안에 따라 밸류업 가능할 것"이라며 "2026~2029년까지 4년간 누적될 최소 예상 현금이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증권가의 이같은 분석에도 반등세가 지속되진 않고 있는데요. 26일 오전 10시5분 현재 알테오젠은 5%대 하락하며 전날의 상승분 일부를 토해내는 중입니다.

    아무래도 그간 알테오젠이 가파른 상승을 보여온 만큼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권해순 연구원은 "펀더멘털이 강화되는 속도보다 투자자들의 기대가 더 빠르게 주가에 선반영됐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급증한 것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됐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