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勞, 김기홍 회장 3연임 반대 투쟁 돌입"연령 제한 내규 개정"… '셀프 연임' 조치 비난
  • ▲ 김기홍(오른쪽) JB금융 회장ⓒ뉴데일리
    ▲ 김기홍(오른쪽) JB금융 회장ⓒ뉴데일리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한 것을 두고 JB금융 안팎에서 잡음이 커지고 있다. 

    JB금융 소속 광주은행 노동조합은 연령 제한 규정을 바꿔 사실상 ‘셀프 연임’을 했다고 비판하며 3연임 반대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부정적이던 금융당국이 같은 당국 출신인 김기홍 회장의 3연임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이 없다는 점도 논란으로 떠올랐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회장으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JB금융 이사회는 지난 13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김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낙점했다. 

    유관우 JB금융 이사회 의장 겸 임추위원장은 “김 회장은 현재의 사업구조를 고도화시키는 한편 핀테크·플랫폼 회사와의 협업 등 JB금융의 미래 성장 전략을 위한 차별화된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김 회장 3연임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지주 회장 장기 집권에도 돌연 입 닫은 금감원… 이중잣대 논란

    광주은행 노동조합은 JB금융이 지난해 말 지배구조 내부규정을 개정해 최고경영자(CEO)의 연령 제한을 손본 것을 두고 김 회장의 3연임을 위한 ‘셀프 개정’이라고 비난했다. 

    기존에는 재임 중 만 70세가 되면 다음 정기주주총회까지만 임기가 보장됐으나, 이를 선임 시점 만 70세 미만으로 바꿨다.

    기존 규정대로라면 1957년 1월생인 김 회장은 3연임 임기가 시작하는 내년 3월에는 만 68세가 돼 70세를 넘기는 3년 차에는 자동 퇴임해야 한다. 하지만 개정된 규정으로 3년의 임기를 모두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노조는 김 회장의 3연임을 위한 ‘셀프 개정’이라고 저격했다. 반면 지주 회장의 장기집권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해온 금융당국은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체제에서 장기 집권에 성공한 금융지주 회장은 없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과 손병환 전 NH농협금융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 김태오 전 DBG금융 회장 모두 견조한 실적에도 연임 없이 물러났다.

    박만 광주은행 노조위원장은 “당국은 그동안 지주 회장의 장기 재임과 막강한 권한 행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는데 이번에는 확연히 다른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면서 “금감원 출신이 지주 회장과 임추위원장까지 모두 맡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금감원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로 김 회장과 유관우 JB금융 이사회 의장 겸 임추위원장은 금감원 임원 출신이다. 김 회장이 부원장을 지내던 당시 유 위원장은 금감원 상품계리실장ㆍ보험감독국장을 지냈다. 김 회장이 연임에 나설 경우 마땅한 견제 세력이 없을 거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금감원은 현재 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른 절차적 객관성을 강조하면서도, 회장 선임은 주주와 이사회의 고유권한이라며 한발 물러선 미묘한 기류를 풍기고 있다. 
  • ▲ ⓒ광주은행 노조
    ▲ ⓒ광주은행 노조
    ◇수천억 순이익, 이자장사 덕… 김 회장이 추진한 중금리대출 부실 높아

    노조는 JB금융이 지난 3분기 거둔 호실적에 대해 다른 은행보다 높은 예대금리차에 따른 이자장사 결과라고 비판했다. 

    JB금융의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5631억원으로 전년 동기(4934억원) 대비 14.1% 뛰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1930억원으로 같은 기간 15.4%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예대금리차가 늘면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도 증가한다. JB금융의 순이자마진은 3.17%이며, 자회사인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각각 2.65%, 2.63%다. 같은 지방은행인 경남은행 1.81%, 부산은행 1.87% 등과 비교해도 훨씬 높다.

    노조는 김 회장이 새 사업으로 추진한 비대면 중금리 대출(프라임 플러스론)로 돈을 떼인 부실률이 12%에 달해 250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경영 성과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게다가 김 회장이 지난달 17일 광주은행 3분기 실적보고 회의에서 임원들에게 수차례 욕설이 섞인 막말을 한 것으로 드러나 리더십 논란까지 일고 있다. 

    박만 노조위원장은 "김 회장이 다수의 임원이 참석한 회의에서 광주은행장과 임원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서슴지 않았다"며 "김 회장의 고압적인 태도로 정상적인 경영 보고가 어려웠을 뿐더러 이는 자회사의 자율 경영을 침해하는 것으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어 “김 회장은 현재 임추위에서 최종 후보자로 선임만 돼 있을 뿐 정식 임명 절차인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며 "지역 사회단체와 노동계 등과 연대해 강력한 반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