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10월 27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단순하지만 쉽지 않다' 모토… '전환점' 평가한 2017년 홍콩 데뷔작도 재전시"독창적이기 위해서는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 작가 인생 총망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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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도시 말라가에서 온 하비에르 카예하가 한국을 찾았다. 초기작부터 국내 처음 공개되는 신작까지, 그의 작가 인생을 총망라한 전시회 '이곳에 예술은 없다(NO ART HERE)'를 연다.12일 개막하는 '이곳에 예술은 없다'는 하비에르 카예하의 대표작이자 2015년 뉴욕에서 열린 첫 단독 전시회의 제목이기도 하다. 20대 중반에 미술을 시작해 점차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온 그의 초심을 다지는, 말 그대로 그의 작가 인생을 담은 전시인 셈이다.25살에 미술을 시작한 그의 집안 내력에는 예술이 묻어 있다. 대표적으로 그의 증조부는 화가이자 피카소의 첫 번째 미술 선생으로 알려져 있다. 혹자는 20세기의 말라가가 피카소의 도시였다면, 현재는 하비에르의 도시가 되어가는 중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주요 미술관과 기업 컬렉션에 그의 작품이 포함되기 시작했고, 2021년에 하비에르 카예하는 말라가 상 문화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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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학적이고 난해한 현대미술에 염증을 느낀 하비에르 카예하는 보다 직관적이고 직설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폭넓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했다. 큰 눈이 특징인 귀여운 소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그가 담고 있는 의미는 가볍지 만은 않다. '단순하지만 쉽지 않다(Simple but not easy)'는 초창기부터 하비에르 카예하의 모토다.하비에르 카예하의 작품들은 유별나지만 활기찬 감성이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직설적이고 진솔한 그의 표현법은 여러 감정들을 단순화한 '시적 창조물'로 변모시킨다.그의 작품이 나라 요시모토와 비슷하다는 평도 많다. 하비에르 카예하는 말라가 현대 미술센터의 어시스트로 일할 당시 나라 요시모토를 만났다. 전시 공간을 꾸리는 데에만 2달이 넘게 걸리면서 그와 소통하며 그에게 영감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다만 하비에르는 "그에게서 자신을 속이지 않는 법을 배우라는 조언을 들었다"며 "독창적이기 위해서는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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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하비에르는 자신의 예술적 스타일을 다듬으면서 진정한 정체성을 발견했다. 그는 홍콩에서 했던 '안녕' 전시를 자신의 '전환점'이었다고 말한다. 그의 초기 작품은 작은 작업실에서 시작한 만큼 소형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이번 전시회에서도 2017년 홍콩 데뷔 당시 마지막으로 선보였던 소형 종이 초상화를 다시 선보이기로 결정했다.수채화와 목탄으로 완성된 이 작품들의 재등장은 하비에르 카예하가 항상 추구했던 미지에 대한 탐구, 그리고 자신의 작업에서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자 하는 열망을 잘 보여준다. 드로잉, 정교하게 렌더링된 회화, 다양한 규모와 매체의 조각들을 통해 관람객들을 하여금 진솔하고 순수한 자유로운 정신의 시선으로 여행을 하게 할 전망이다.하비에르는 이번 전시장 벽면에 현장 드로잉도 준비했다. '이곳에 예술은 없다'는 제목에 대한 대답으로 그는 '내 인생이 있다(There's my life)'라고 전한다. 전시장 세 면을 대담한 장식과 디스플레이로 가득 채우며 진지함과 유머를 균형 있게 조화시켰다.'이곳에 예술은 없다'는 12일부터 10월 27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하비에르 카예하의 10여개 신작을 포함해 회화, 드로잉, 조각, 에디션 등 그의 경력을 아우르는 120여 점의 상징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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