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업계 최고 수준의 CPM 가격 절반 가량 낮추기로국내에서도 1+1 프로모션 형태로 CPM 단가 낮춰 판매… "중소형 신규 광고주 유입 효과"광고 단가 낮춰 더 많은 광고주 확보하고 업계 경쟁력 강화자체 광고 서버 테스트·광고 없는 '베이직 요금제' 폐지 등 광고 수익 극대화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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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광고 없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 세계 구독자들을 끌어 모았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Netflix)가 광고 수익 극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년 전 업계 최고 수준의 CPM(1000명에게 광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드는 비용)을 내세웠던 넷플릭스가, 이번엔 광고 단가를 50% 가량 낮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7월 일부 광고 인벤토리에 대해 20달러(한화 약 2만7500원)에서 30달러(약 4만1000원) 사이의 CMP을 부과할 것이라고 광고 대행사 측과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광고 구매자들 또한 넷플릭스가 15초 광고 슬롯에 20달러(약 2만7500원), 30초 광고 슬롯에 25달러(약 3만4400원)를 부과하는 등 20달러 후반대의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넷플릭스가 광고에 29~35달러(약 4만원~4만8000원)의 CPM을 부과하는 것에 대해 대행사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지난 6월 보도했다.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 출시를 처음으로 도입했던 2022년 CPM 단가는 업계 최고 수준인 65달러(약 9만원)에 달했으나 2023년 39~45달러(약 4만8000원~6만2000원)로 낮춘데 이어 올해는 50% 이상 광고비를 낮춘 것이다.

    국내 넷플릭스 광고를 독점 판매하고 있는 나스미디어도 올해 2월 말부터 1+1 프로모션 형태로 CPM 단가를 낮춰 판매하고 있다. 1+1 프로모션은 직전 3개월 이내 집행 이력이 없는 신규 광고주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CPM 단가는 15초 2만2500원, 30초 2만8000원으로 사실상 50% 할인된 가격에 광고 인벤토리를 판매한 것이다.

    나스미디어 측은 "프로모션을 통해 넷플릭스 CPM 단가가 많이 낮아지면서 중소형 광고주들의 유입이 많이 늘었다. 그 결과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면서 "CPM 단가 인하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현재 진행중인 프로모션은 9월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광고 단가를 낮추면서 중소형 광고주들의 신규 유입이 늘어 넷플릭스의 전체 광고 수익도 실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래 동안 경쟁사보다 높은 광고비 정책을 고수해 온 넷플릭스의 광고 단가 인하 소식은 신규 광고주와 중소형 광고주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옵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가 이처럼 꾸준히 광고비를 낮추는 것은 광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광고 요금제 도입 초반에는 수익성이 높은 광고주를 타깃팅한 전략으로 수익을 끌어 올렸다면, 최근 들어 경쟁사들이 더 저렴한 광고 옵션을 제공하기 시작하자 넷플릭스도 광고 단가를 낮춰 더 많은 광고주를 유치함으로써 더 많은 광고를 팔아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경쟁 업체인 디즈니플러스(Disney+)의 CPM 단가는 30초 광고 슬롯에 18~24달러(약 2만5000~3만3000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는 30~35달러(약 4만1000원~4만8000원), 애플TV+ 또한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미국 내 커넥티드 TV(CTV) 광고 지출 점유율은 2.7%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경쟁 업체인 훌루(Hulu), 유튜브(YouTube), 아마존(Amazon) 등에 크게 뒤처지는 수준이다. 올해 5월 기준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의 글로벌 월간활성사용자(MAU) 수는 약 4000만 명 수준이지만, 아마존의 광고형 요금제 MAU는 2억 명에 달했다. 

    이는 유튜브에 이어 업계 최고 규모인 2억7765만명(2024년 2분기 기준)의 글로벌 구독자를 거느렸음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의 광고 수익은 다른 플랫폼에 비해 여전히 뒤처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넷플릭스의 광고 수익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 2분기 넷플릭스의 광고 포함 요금제 회원이 전 분기 대비 34% 증가하면서 넷플릭스의 광고 수익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는 애드테크 회사인 더 트레이드 데스크(The Trade Desk)와 구글 디스플레이 & 비디오 360(Display & Video 360), 매그나이트(Magnite)와 파트너십을 맺고 자체적으로 구축한 광고 서버를 테스트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광고 없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요금제인 '베이직 요금제'를 폐지한다는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있다. '베이직 요금제'를 폐지하고 광고형 요금제로 가입을 유도해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광고 없는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세계 최대의 '광고형 스트리밍 서비스'를 꿈 꾸는 넷플릭스의 전략이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