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따블' 광풍 불던 공모주 시장 빠르게 냉각 중시장 위축에도 공모가 고평가 논란 지속기관, 수요예측서 가격 거품 부추겨…과열 경쟁 방지 제도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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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이른바 '따따블'(공모가 대비 네 배 상승)제도 도입 이후 불 타오르던 공모주 시장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공모주=고수익' 공식도 이젠 옛말인데요.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과열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진정되기 시작한 건 지난 2분기부터입니다. 

    지난 2분기 상장한 15개종목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상승률은 83.1%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지난 1분기 새내기주 13개종목의 시초가 평균 수익률(168.0%) 대비 반토막 수준입니다.  

    상장 첫날 두 배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1분기 11종목에 달했지만 2분기엔 5종목에 불과했습니다. 

    3분기 들어서는 그 진정세가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이달 상장한 10개종목(스팩 포함)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상승률은 31.1%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2분기 상장한 15개종목의 시초가 평균 수익률(83.1%)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한때 열풍이었던 따따블은 고사하고 본전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3분기 공모주 시장의 포문을 연 이노스페이스의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4만3900원) 대비 20.44% 하락 마감했는데요. 치킨값 수익이라도 기대했던 공모주 투자자들로선 당혹스러운 결과였습니다. 

    신한글로벌리츠의 첫날 종가는 공모가(3000원) 대비 8.0% 하락 마감했고, 엑셀세라퓨틱스 역시 상장일 16.7% 급락했습니다. 

    공모주 주가 흐름이 기대 밖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기관 수요예측 과정에선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여전히 물량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열기가 급격히 식어가곤 있지만 지난달 상장한 6개기업 모두 시초가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높게는 72% 수준까지 올랐는데요. 

    상장일 장 초반 대체로 주가가 상승하는 만큼 상장 첫날 시초가 매도 시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단타를 노린 기관투자자들은 수요예측에서 경쟁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내고 있습니다. 기업 가치를 반영했다기보다는 물량 확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7월 상장 기업 중 60%는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 초과했습니다. 하스는 가장 높은 33% 초과한 수준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는데요. 지난 1일 기준 이 종목의 수익률은 -11.9%입니다. 

    기관투자자의 주식 의무보유확약률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의무보유확약을 하면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음에도 확약 비율이 적다는 것은 단타성 거래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이노스페이스의 총 수량 대비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1.99%에 불과했고 엑살세라퓨틱스는 4.50%에 그쳤습니다.  

    적정한 시장 가격을 반영해야 할 기관이 수요예측 단계에서부터 공모가 가격 거품 형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입니다.

    새내기주의 주가 변동성이 커진다면 자칫 IPO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수 있습니다. 투기로 인한 손실의 모든 책임은 투자자 몫이라는 점에서 마냥 기관 탓으로 돌릴 순 없지만 시장을 위해 기관의 과열 경쟁을 막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변동성 확대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균형 가격으로 수렴하고 있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며 "가격제한 폭이 확대된 이후 주가 변동 폭도 확대된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