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80% 장악가전명가 자존심 회복 선언관건은 물걸레 악취… 전용세제 적용앞선 A/S 서비스로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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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제품이 장악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 LG전자가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가전 명가' 자존심을 건 LG전자가 점유율 80%를 상회하는 중국 제품에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신제품 '로보킹 AI 올인원' 출시 일정을 조율 중이다. 지난 4월 전파 인증을 받으며 상반기 출시가 예상됐으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가격은 19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업계 1위 로보락 최상위 제품 S8 MaxV 울트라(179만원)보다 10만원 가량 비싸다. 작지 않은 차이지만 플래그십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는 가성비보다 성능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기능 추가로 승부를 볼 것으로 점쳐진다.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가전 시장에서 로봇청소기만큼은 중국 제품이 휩쓸고 있다. 로보락, 에코백스, 드리미 등 빅3 중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80%가 넘는다. 상반기 점유율 46.5%를 차지한 로보락 매출은 1420억원으로 지난해 연매출 2000억원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었다.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동안 로봇청소기를 잇따라 출시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성능에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진 못했다.특히 최근에는 150만원 이상 플래그십 로봇청소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10~20만원 선에서 구입하던 유선 청소기 시장보다 한차원 높은 시장으로 식기세척기, 빨래 건조기와 함께 '3대 이모님' 위상을 굳혀가는 모습이다.업계 관계자는 "10년씩 쓰는 TV나 냉장고 등과는 달리 '3대 이모님' 교체주기는 5년 이하로 상당히 빠른 편"이라며 "편리한 생활을 위해 그만큼 돈을 투자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성장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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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봇청소기의 강점은 똑똑한 인공지능(AI)을 앞세운 꼼꼼한 청소 성능이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지정된 구역을 차근차근 청소해나간다. 물걸레 세탁이 필요하면 알아서 도크를 왕복하며 청소한다. 하루하루 쌓이는 청소구역 데이터(DB)를 기반으로 장애물을 회피하는 성능도 점점 강화되는 것이 장점이다.LG전자도 로보킹 AI '청소 성능'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아쉬움이 남았던 흡입력을 1만 파스칼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장애물 회피 기능도 강화했다. 이를 위해 카메라 장착을 늘리고 고급형 센서를 곳곳에 부착했다.불만이 가장 많았던 물걸레 악취 문제는 별도 전용 세정제를 쓰는 방식으로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팀으로 살균하는 삼성전자 제품이나 열풍 건조 방식인 로보락에 견줘 획기적인 세척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룹 주력 부문인 LG화학·LG생활건강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중국 제품의 약점으로 꼽히는 보안 문제나 사후관리서비스(A/S)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관건이다. LG전자는 로보킹 AI에 표준 보안개발 프로세스(LG SDL)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루라도 없으면 불편한 로봇청소기 특성을 공략해 전국에 포진한 LG전자서비스센터에서의 빠른 제품 수리 서비스도 지원할 계획이다.가전업계 관계자는 "로보락이 높은 시장 점유율을 앞세워 벌써부터 구형모델 보상판매를 실시하는 등 한국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며 "삼성과 LG가 빠른 시일 내에 반격에 나서지 않으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게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