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M 구축 가속화獨 드레스덴 공장 이어 폭스콘 계열 패널업체 인수웨이저자 회장 "종합반도체 사업할 것"삼성 'GAA 3나노'로 파운드리 역공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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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대만 반도체 회사 TSMC가 종합반도체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제조부터 패키징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 삼성전자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21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독일 드레스덴에 유럽 첫 반도체 공장을 착공했다. 2027년 가동되는 이 공장의 생산 캐파는 12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월 4만개 가량이다.이 곳에서는 차량용 반도체가 주로 생산될 계획인데 보쉬, 인피니언, NXP 등 주요 고객사들이 인접해 있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일 열린 기공식에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참석해 각별한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TSMC는 일본 구마모토에도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는데 제2공장에 이어 3공장까지 확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미국 애리조나에도 40억달러를 쏟아부어 파운드리 공장 3개를 건설 중이다.TSMC는 사업영역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 폭스콘그룹 계열 패널업체 이노룩스의 LCD 공장을 약 5억4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서는 TSMC의 첨단패키징 예고돼 있다. 이번 결정으로 월 4만장 가량의 생산량이 2년 뒤 2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AI 산업이 주목받으면서 TSMC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1분기 시장점유율은 61.7%로 2위 삼성전자(11.0%)와의 격차를 50% 이상 벌렸다. 파운드리 생산능력 향상과 함께 후공정영역인 패키징제품까지 장악한다면 시장 지배력은 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웨이저자 TSMC 회장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 2.0' 사업계획을 소개하며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제외한 종합반도체 사업을 하겠다"면서 "올해는 TSMC의 강력한 성장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파운드리와 첨단패키징을 묶은 '턴키(일괄) 서비스'는 그동안 삼성전자가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던 포인트다. TSMC의 종합반도체 회사 전략이 위협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DS)는 2분기 6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대부분 메모리 사업에서 거둔 것으로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에서는 수천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진다.삼성전자는 기존 원형 웨이퍼에서 탈피한 직사각형 PCB 패키징 기술을 도입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다. 또 세계 최초로 양산한 GAA(Gate-All-Around) 3나노 기술을 앞세워 대형 빅테크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10월 독일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기술력을 알리고 고객사를 확보할 계획이다.삼성전자는 지난달 전영현 DS부문장 취임 후 첫 조직개편에서 첨단패키징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AVP 개발팀을 신설하고 CEO 직속으로 편입시켰다. 엔지니어 출신 전 부문장이 기술 개발을 직접 챙기며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은 기술 트렌드가 시시각각 바뀌기 때문에 다양한 파운드리 수요를 흡수하는 유연한 사업 운영이 중요하다"며 "삼성전자와 TSMC 모두 발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조직으로 개편하는 추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