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전기업·현대차 전기차 공장 딴지 … 사업 계획 자칠 우려트럼프·해리스, 관세 강화 예고 … "한국 對中 수출 3~6% 감소"이재명, 文정부 실패한 '포퓰리즘' 남발 … 전문가 "악순환 막아야"
  •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좌)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좌)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자국 우선주의가 계속되면서 우리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 기업의 성장을 좌우할 대규모 투자와 수주가 미국 대선 변수에 발목이 잡히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야당은 퍼주기식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법안 만들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체코전력공사(CEZ)가 한국수력원자력을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결정에 항의하고자 체코 반독점 사무소에 진정을 제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형 신형 원자로인 APR1000과 APR1400의 설계가 웨스팅하우스가 특허권을 가진 원천 기술을 활용한 만큼 자사 허락 없이 기술 이전을 할 권리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사실상 수출 통제를 걸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 정부 당국 역시 현대자동차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에 대한 환경 허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미국 육군공병대(USACE)는 지난 23일 (현지시간) 서한을 통해 2022년 현대차 조지아 공장 건설을 허가한 주·지방 경제 개발 기관이 현대차가 지역 주요 식수원인 지하수에서 하루 최대 660만갤런(약 2500만리터)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10월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76억달러(약 10조원)를 투입해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건설에 착수한 바 있다. 환경 평가를 다시 받아야 할 경우 오는 10월부터 연산 30만대 규모 공장을 가동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을 가능성이 있다.
  • ▲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한국수력원자력
    ▲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한국수력원자력
    이처럼 오는 11월로 다가오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외 의존도가 높고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관세 정책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모두 자국 제조업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으며, 중국에 대해서는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에 같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주의를 적용하겠다고 언급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구체적인 관세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상대국을 구별하지 않는 무차별적 관세보다는 전략적 경쟁 상대인 중국의 핵심 산업에 초점을 맞춘 선별적 관세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 중국 관세를 유지해왔다.

    결국 자국 우선주의 강화라는 공통점으로 우리나라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미(對美) 수출은 12개월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대미 수출 비중도 2018년 12%에서 지난달 17.7%까지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 갈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과 수출 연계 생산이 최대 5%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이 지난 26일 발표한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국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수출과 수출 연계 생산은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며,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대중 수출과 수출 연계 생산은 3~5% 감소할 것으로 봤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DB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DB
    우리나라가 맞닥뜨린 경제 및 대내외 환경 변화가 비상인데도, 사실상 입법권을 쥔 야당은 포퓰리즘 정책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퍼주기식 정책이 실패한 전례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해당 정책에 국가 예산 십수조원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취임 일성으로 성장을 강조하면서도 문재인 정부 시절 수차례 자행된 대표적인 분배 정책인 민생 지원금 추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힌 바 있다.

    전국민에게 지역사랑상품권을 나눠주는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위기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과 정부가 양곡의 수매 및 시장 격리를 할 수 있도록 한 양곡관리법(양곡법) 개정안 등 현금 살포성 정책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야당은 대규모 국가 재정으로 소비를 진작시켜 경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취지지만, 이러한 발상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20년 문재인 정부가 14조2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약 30%만이 소비에 쓰였고 나머지 70%는 저축과 빚 상환에 활용되어 소비 증진 효과가 미비했다.

    이를 두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보다 국정 발목 잡기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실제로 반도체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 등 국내 기업의 수출과 지원을 돕는 법안들은 여당의 반대로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포퓰리즘 정책은 정치·경제·사회 시스템 전반에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경계해야 하며, 재정을 고민하면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근본적인 정책 고민 없이 현금을 나눠주기식으로 정책을 내놓는 것은 문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