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줄어드는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2차사고 예방에 다양한 대책 마련AI·드론 등 첨단기술 접목한 고속도로 디지털 전환… 휴게소에 '로봇셰프' 도입"경부고속도로 건설로 韓 경제성장의 밑바탕… 無에서 有 창조하는 혁신 DNA"
  • ▲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2024년 8월22일 CEO와 함께하는 해외사업 전략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2024년 8월22일 CEO와 함께하는 해외사업 전략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한국도로공사는 1969년 설립 이후 경부고속도로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국토 발전에 앞장서 있는 도로교통 전문 공기업이다. 내부적으로는 소통을 기반으로 한 업무를 지향하며 외부적으로는 생명과 직결된 교통사고 감소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진화하는 첨단 기술을 고속도로 현장에 접목하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도로공사는 '길을 열어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을 핵심 가치로 한다. 이에 발맞춰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해당 통계 집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 취임 첫해에 거둔 유의미한 결과다.

    함 사장은 제19대, 20대 국회의원(경기 시흥시 갑)을 역임하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수년간 교통 분야에서 전문성을 기른 함 사장은 작년 2월 공사 수장이 됐다. 함 사장은 취임식에서 "국민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주요 사고유형에 대한 심도 있는 진단을 통해 더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기본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사고에 취약한 도로시설물을 선제적으로 개선하고 재난사고 예방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역대 최저 수준… 함진규 사장 첫해에 이룬 성과

    실제로 국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9년 176명이던 사망자는 2020년 179명, 2021년 171명, 2022년 156명으로 줄었고 작년에는 151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고속도로 1일 평균 교통량은 499만대로 10년 전보다 32.0% 늘었는데도 교통사고 사망률은 43.2%로 감소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함 사장이 취임 당시 했던 약속을 지킨 셈이다.

    공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교통사고 예방 대책을 추진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TOP 5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률은 2023년 기준 OECD 회원국 중 7위 수준이다.

    대표적인 교통안전 인프라는 △졸음쉼터 △화물차 라운지 △노면 색깔유도선 △도로전광표지판 등이 있다. 우선 고속도로 대표 시설로 자리 잡은 졸음쉼터는 2011년도에 휴게시설 간 거리가 먼 구간 내의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시작해 현재 전국 244개소가 운영 중이다. 졸음쉼터 확충 결과, 2010년 대비 연평균 졸음운전 사망자 수는 44% 이상 감소했다. 

    또한 잦은 장거리 야간운행을 하는 화물차 운전자를 위해서는 전국 56개소의 화물차 라운지를 운영 중인데 샤워실, 수면실 등을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운전자의 쉴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분기점 등에서 진입로를 안내하는 노면 색깔유도선과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돕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도로전광표지판을 통해 운전자의 안전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속도로 2차 사고 예방에도 힘쓰고 있다. 2차 사고는 정차한 차량을 뒤따라온 차량에 의한 추돌로 발생하게 되는데 치사율이 일반 사고의 6.5배 수준에 달할 만큼 치명적이다. 그러나 기존 CCTV는 야간이나 악천후에 화질이 선명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이에 공사는 CCTV 소프트웨어를 신규 개발해 기상 상황 등에 따라 최적화한 영상을 구현해 냈다. 그 결과 야간 차량 인식률이 약 46.0% 향상됐고 안개 발생 시 가시거리가 6.7배 증가했다. 

    이 외에도 공사는 고장 등으로 고속도로 본선에 정차해 2차 사고가 우려되는 차량을 인접한 영업소나 휴게소 등 가까운 안전지대까지 무료로 견인해 주는 '긴급 견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긴급 견인 서비스를 이용한 사례만 2만8000여 건에 달한다.

    결빙 등 도로위험기상으로 인한 사고 예방도 공사가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업무 중 하나다. 공사는 기상청과 함께 '고속도로 전용 기상관측망 구축 사업'을 통해 2022년부터 내년까지 고속도로 전 노선에 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2022년 중부내륙선에 이어 작년 서해안선에 기상관측망 구축을 완료했으며 올해 경부선 등 5개 노선에 설치를 마치고, 내년에는 나머지 노선으로 구축을 확대할 방침이다.
  • ▲ 한국도로공사는 문막휴게소 등에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최대 14인분을 동시에 조리할 수 있는 '로봇 셰프'를 도입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 한국도로공사는 문막휴게소 등에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최대 14인분을 동시에 조리할 수 있는 '로봇 셰프'를 도입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첨단 기술과 로봇으로 진화하는 고속도로 현장… 전국적 확대 추진

    다양한 미래 교통수단의 등장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은 도로교통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에 공사는 인공지능(AI)과 드론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고속도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는 데이터 기반 첨단기술을 활용해 고속도로 유지관리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인력의 육안 점검 방식에서 벗어나 차량에 카메라와 스캐너 등을 장착해 도로포장이나 시설물의 손상을 탐지하는 방식이다. 특히 AI 분석 기술을 도입한 '포장 파손 자동탐지장비' 등을 활용해 점검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공사는 기존에 노선을 차단해야만 했던 기존 고속도로 터널 점검 방식을 '스캐너'를 도입해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도 했다. '터널 스캐너'는 시속 80㎞ 이상 고속 주행 중에도 터널 내부를 고해상도 영상으로 촬영하는 이동식 장비인데 1회 스캐닝만으로도 터널 내벽 등을 완벽히 점검할 수 있다. 아울러 자체 개발한 교량 점검용 드론을 활용해 시설물 안전 점검의 효율성도 높였다. 180도 회전하는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한 드론을 통해 접근이 어려운 높은 교량이나 비탈면 등의 점검 사각지대를 해소했다.

    공사가 시범적으로 도입 중인 'AI 적재 불량 적발 시스템'은 화물차의 과적 등으로 인한 고속도로 낙하물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기존 적재 불량 단속 과정은 화물차가 요금소에 진입할 경우 공사 직원이 육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하는 고충이 있었다. 그러나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면 적재함 CCTV 촬영과 AI 영상 분석을 통해 적재 불량 차량을 실시간 자동 선별할 수 있다는 게 공사 측의 설명이다.

    함 사장은 "AI 적재 불량 적발 시스템은 현장 고발 등 직원들의 실시간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고속도로 진입 전 낙하물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가 크다"며 "서울 등 22개소 51차로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이 시스템을 교통량을 고려해 전국에 단계별로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공사는 고속도로 휴게소 서비스 개선에도 로봇 등 스마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문막휴게소(인천 방향)에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최대 14인분을 동시에 조리할 수 있는 '로봇셰프'를 한식, 라면, 우동 코너에 설치했다. 이를 통해 휴게소 이용객들은 심야 주방 근무자의 부재로 즐기지 못했던 김치찌개나 부대찌개 등 메뉴를 맛볼 수 있게 됐다. 

    로봇 셰프는 주방 근무자들의 근무 여건 개선을 넘어 화재 등 안전사고 예방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공사는 문막에 이어 추풍령휴게소(부산 방향), 진영휴게소(순천방향), 여산휴게소(천안 방향)에 로봇 셰프를 추가로 투입했다. 공사는 이용객과 휴게소 종사원의 편의를 위해 지역별 거점 휴게소로 이를 확대할 예정이다.
  • ▲ 한국도로공사가 세계 최초로 터널 내 GPS 신호 단절 구간을 해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 한국도로공사가 세계 최초로 터널 내 GPS 신호 단절 구간을 해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세계 최초 '터널 내 GPS 단절 해소 기술' 개발… 자율주행 시대 활용도↑

    공사는 터널에서 내비게이션이 먹통이 돼 운전자가 고충을 겪는 일도 줄이고 있다. 공사가 세계 최초로 터널 내 GPS 신호 단절 구간을 해소하는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GPS 기반으로 작동하는 차량용 내비게이션은 인공위성 신호가 미치는 터널 진입 직전의 속도가 터널 안에서 이어진다는 가정하에 부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국내 외에서 다양한 기술이 개발이 존재하긴 했지만,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은 없었는데 공사가 해결책을 마련한 것이다.

    공사에 따르면 GPS 정보 제공 시스템은 정밀한 시각 동기화를 통해 인공위성에서 받는 신호와 거의 차이가 없는 신호를 지하공간에 만들어 준다고 한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별도의 보완 없이 GPS 센서가 내장된 기존 내비게이션 장비를 하늘이 보이는 공간에 있는 것처럼 이용할 수 있다. 터널 안에서도 내비게이션 등 GPS 신호를 사용하는 전자기기가 원활하게 작동하는 기반을 조성한 것이다.

    공사가 개발한 GPS 정보 제공 시스템은 지난 6월 수도권 제1순환선 수리·수암터널 2곳에 구축돼 시범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정확한 GPS 신호를 100%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장대터널이나 지하고속도로 등 GPS 신호가 잡히지 않는 구간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자율주행 4단계(고도 자동화)나 5단계(완전 자동화)를 위해서는 보다 정확한 GPS 신호가 필요한 만큼 시스템 활용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공사는 고속도로 곳곳에 있는 졸음쉼터를 친환경 시설로 바꿔나가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작년부터 전국 244개 졸음쉼터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중인데 해다 태양광 패널은 하루 36킬로와트시(KWh)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는 졸음쉼터에서 매일 소비하는 전력 30KWh보다 많은 양으로 남은 전력은 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하고 있다. 공사는 내년까지 50곳의 졸음쉼터를 '에너지 자립형 졸음쉼터'로 확대할 예정이다.

    함 사장은 "도로공사는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한 축인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위기 극복 능력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혁신의 DNA를 가지고 있다"며 "일선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직원들의 헌신과 열정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1년 7개월 동안의 시간은 이 같은 기질을 가진 임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힘과 지혜를 모아 미래 고속도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며 "앞으로도 초심의 각오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스마트 고속도로를 선보여 드릴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