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19개 혐의 무죄…2심 과정서 공소장 변경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여부-위법수집증거 쟁점2심도 무죄 나오면 '족쇄' 벗어…경영 행보 나설 듯컨트롤타워 재건 전망…유죄 시 '공백 리스크'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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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혐의 관련 2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41125 ⓒ연합뉴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한 항소심 결과가 3일 나온다. 2심에서도 무죄가 나오면 그동안 이재용 회장의 발목을 잡았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경영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3일 14시 이 회장의 2심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해 2월5일 1심 선고 이후 1년 만이다.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심에서 이 회장의 19개 혐의 전부를 무죄로 판단하며 이 회장을 비롯해 재판에 넘겨진 삼성 임원진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이 회장 등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사내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회계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검찰은 2012년 12월 이 회장이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승진하던 시기 완성된 '프로젝트-G'라는 문건에 따라 회사가 승계 계획을 사전에 완성했고, 이 회장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합병작업을 실행했다고 보고 있다.1심 재판부는 3년 5개월에 이르는 심리 끝에 지난해 2월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두 회사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나 지배력 강화만을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합병비율이 불공정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봤다.2심 판결의 주요 변수는 지난해 8월 증권선물위원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재 처분에 대한 서울행정법원 판결이 될 전망이다.행정법원은 증권선물위가 제재를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당시 법원은 "삼성바이오는 자본잠식 등의 문제를 회피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별다른 합리적 이유가 없는 상태에서 단독지배에서 공동지배로 변경됐다고 주장하면서 시점을 2015년 12월31일로 보아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처리를 했다"며 "이는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에피스 투자주식을 부당하게 평가함으로써 관련 자산 및 자기자본을 과대계상한 것"이라고 했다.이는 이 회장의 형사재판 1심 재판부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죄 판단한 것과 배치되는 결과다.검찰은 행정법원 판결을 반영해 2심에서 이 회장의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을 허가받았고, 검찰과 변호인단은 항소심 초반부터 이 내용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뿐만 아니라 1심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증거들에 대한 2심 재판부의 판단도 선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1심은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서버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전자정보를 선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법수집증거로 봤다. 검찰은 2심에서 2300여건의 증거를 추가로 제출하는 동시에 증거능력 입증에 주력했다. -
- ▲ 삼성. 240524 사진=정상윤 기자
2심에서도 재판부가 무죄로 결론 내릴 경우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는 완벽히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하더라도 결론이 뒤집힐 가능성은 작기 때문이다.재계에서는 재판 결과에 따라 이 회장이 곧바로 경영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1심 결과가 나온 후 하루 만에 UAE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두루 방문하며 해외 네트워킹에 나선 바 있다.주력 사업인 반도체부문의 어려움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이 반도체사업장을 점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미래 먹거리인 로봇과 전장사업도 이 회장의 행선지로 거론된다.이 회장의 경영 족쇄가 풀릴 경우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재건도 본격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과거 그룹의 구심점이었던 미래전략실이 국정농단사태의 창구로 지목되며 2017년 해체됐으나, 최근 삼성그룹이 위기에 봉착하면서 조타수 역할을 하는 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삼성그룹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이찬희 위원장도 지난해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삼성전자는 2025년도 조직개편을 통해 삼성글로벌리서치(옛 삼성경제연구소) 내에 관계사 경영진단과 컨설팅 기능을 수행하는 사장급 조직인 경영진단실을 신설했다.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재건시 경영진단실이 발판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재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면 이견이 오갔던 컨트롤타워 재건 문제도 본격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에 구애받지 않고 사업 본연의 목적 위주로 고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반면 2심 결과가 유죄로 뒤집히면 삼성전자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사법리스크로 인한 경영공백이 지속하면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기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이 회장은 이 사건으로 5년 가까이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1심과 2심을 합쳐 법정에 출석한 횟수만 100차례에 달한다.지난 설 연휴에도 이 회장은 국내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명절기간에 해외거래선을 만나거나 해외사업장을 점검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지만, 2심 선고기일이 임박하면서 별도의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경영공백이 지속할 경우 AI 시대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형 M&A나 대규모 투자 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실제 삼성전자는 주력사업인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부문이 AI 메모리 중 핵심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경쟁사에 뒤처지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상태다.지난해 DS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으로, 23조원의 영업이익을 낸 SK하이닉스에 밀렸다. AI를 앞세운 모바일사업(MX)에서도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8.5% 줄었다.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그간 이 회장이 재판받으면서 외부 고위급 인사를 만나는 데 제약을 받았다"며 "사법리스크가 해소돼야 해외 네트워킹을 더 활발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