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000 밀어놓고 가계대출 비상 … 칼끝은 다시 은행권5월 가계대출 9.3조 급증에 인뱅·지방은행 잇단 소집신용대출·마통 조이기 확산, 대환대출·공동대출도 위축증시는 뛰라 하고 대출은 줄여라 … 엇갈린 정책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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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9000을 외치며 자본시장 활성화에 나섰던 정부가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다시 은행권 압박에 나섰다. 빚투를 부추긴 시장 환경은 그대로 둔 채 신용대출 관리만 강화되면서 정책의 청구서가 또다시 은행권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잇달아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관리 목표를 초과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주간 점검 체계를 운영하기로 했으며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을 잇달아 소집해 대출 관리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가계대출 증가세는 당국이 긴장할 만한 수준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에 따르면 5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 3000억원 늘어 2024년 8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5조 3000억원 증가했고 신용대출만 3조 4000억원 늘었다. 한국은행 역시 최근 가계대출 증가 배경으로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주식 투자와 계절적 자금 수요를 지목했다.당국이 빚투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자 규제의 무게는 곧바로 은행권으로 이동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이 잇달아 점검 대상에 오른 가운데 토스뱅크는 신용대출 한도를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고, 하나은행은 총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 수준으로 제한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갈아타기 접수를 중단했고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은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신용대출 유입을 제한하고 있다.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의 출발점은 금융회사 신용공급 규모를 관리하는 데 있다"며 "현재는 은행권 대출 증가세를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문제는 빚투가 은행 신용대출만으로 설명되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신용융자 잔액은 37조 8005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 말 35조 6895억원과 비교하면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2조원 이상 증가했다. 코스피 상승과 함께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그럼에도 최근 가계부채 비상관리체계는 은행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 한국은행, 은행권과 제2금융권이 참석한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도 관리의 초점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증가세에 맞춰졌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주요 증권사는 공개된 참석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은행권에서는 정책 엇박자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증시 활성화와 자본시장 선진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가계대출이 늘자 은행권에 신용공급 축소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자본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도록 유도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발생한 레버리지 수요의 부담은 은행권이 떠안고 있다는 불만이다.실제 5대 은행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끝내고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1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46조 19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241억원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말만 해도 지난해 말 대비 5조 8688억원 감소했지만 두 달여 만에 6조원 이상 늘었다.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08조 3339억원,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2조 7919억원으로 각각 4조원, 3조원 이상 증가했다.후폭풍은 금융소비자에게 먼저 나타나고 있다. 대환대출 창구가 막히고 인뱅·지방은행 공동대출이 위축되는 데 이어 기업은행의 저신용자 금리체계 개편 논의도 사실상 중단됐다. 취약차주 지원과 금융 접근성 확대보다 총량관리가 우선순위가 되면서 정책 간 충돌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금융감독원은 신용융자와 레버리지·인버스 ETF 등 투자 레버리지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증시 활성화 정책과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동시에 추진되는 상황에서 은행권만 압박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의 배경에 주식 투자 수요가 있다는 점은 금융당국도 인정하고 있다"며 "은행권 신용공급만 조이면 투자 수요는 다른 레버리지 수단으로 이동하는 만큼 총량보다 자금 흐름을 정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