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니티·GIC 지분 매각 … 풋옵션 분쟁 사실상 마무리상반기 中 금융위 인가 신청 … 2026년 금융지주사 전환 목표롯데·MG손보 등 인수 후보 거론 … 금융 포트폴리오 확대 기대
  •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교보생명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교보생명
    7년 동안 교보생명을 옭아맸던 풋옵션 분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이 보유한 지분 13.55%를 전량 매각하며, 교보생명의 숙원이던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이 닻을 올리게 될 전망이다.

    교보생명은 올해 상반기 금융위원회에 금융지주사 전환 인가를 신청하고, 2026년까지 금융지주 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손보·MG손보 등 인수 후보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교보생명이 금융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빅딜'을 추진할지 주목하고 있다.

    ◇어피니티와의 악연 종결 … 교보생명, 금융지주사 전환 '탄력'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는 보유 지분 9.05%를 일본계 금융그룹 SBI그룹에, GIC는 보유 지분 4.50%를 신한·한국투자증권 등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매각했다. 양사의 매각 단가는 주당 23만4000원으로 투자 원금(24만5000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01%를 1조2054억원(주당 24만5000원)에 인수하며 주주로 합류했던 어피니티 컨소시엄(어피니티·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EQT파트너스·GIC)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특히 GIC와 어피니티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서, 나머지 투자자인 IMM PE(5.23%)와 EQT(5.23%)도 조만간 매각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로 함께 7년간 이어져 온 풋옵션 분쟁도 완전히 종결될 전망이다. 앞서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2015년 9월 말까지 교보생명의 IPO(기업공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어피니티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으로 주주간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IPO가 지연되며 2018년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주당 41만원(총 2조122억원)에 풋옵션을 행사했으나 신 회장이 이를 거부하면서 법적 분쟁이 장기화됐다. 이후 국제중재 재판을 거치며 양측의 공방이 이어졌고, 이번 매각을 통해 사실상 분쟁이 마무리됐다.

    어피니티 측은 이번 거래에 대해 “모든 이해 당사자들과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화와 협의를 거쳐 합의점에 이르게 됐다” 설명했다.

    이번 매각으로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교보생명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IPO와 금융사 M&A(인수합병) 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생보사 최초 금융지주사 전환 … 포트폴리오 다각화 '주목'

    교보생명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 생명보험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손해보험, 저축은행, 캐피털 등으로 확장하며 금융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2005년부터 금융지주사 전환을 검토해 왔다. 지난해 2월 정기 이사회에서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을 공식화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금융위원회에 금융지주사 전환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승인 절차를 거쳐 2026년 말까지 금융지주사 체제 전환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조대규 교보생명 사장은 지난 7일 "지주사 전환 작업과 미래지향적 도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교보생명은 교보문고,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AIM자산운용, 교보라이프플래닛, 교보리얼코, 교보자산신탁 등 15개 비상장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러나 손해보험사, 저축은행, 캐피탈 등은 보유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특히 손해보험업 진출이 유력한 확장 전략으로 꼽힌다. 과거 교보생명이 금융지주사 설립을 공식화한 후 롯데손보, 카카오페이손보, MG손보 등 인수를 검토했던 만큼, 현재 M&A시장에 나온 손보사 인수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손보사 인수에 대해 꾸준히 관심갖고 진행하고 있었던 건 사실이나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사안은 없다"며 "현재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