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주담대 평균 신용점수 948.6점…1년 새 6점은행서 밀려난 중·저신용자, 2금융·사금융 '연쇄 이동' 우려
  • ▲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 연합뉴스
    ▲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 연합뉴스
    총량규제 여파로 5대 은행 신규 주담대 평균 신용점수가 1년 새 6점 상승하며 950점에 육박했다. 은행권 대출이 고신용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은 은행 밖으로 밀려나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이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면 다시 그 아래 금융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연쇄적인 풍선효과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4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규 주담대 평균 신용점수는 948.6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5월(942.6점)과 비교해 6점 상승한 수준으로 대출 시장의 고신용화 현상이 뚜렷해졌음을 보여준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1년 전 949점이던 NH농협은행의 평균 신용점수는 11점 상승해 960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역시 933점에서 944점으로 11점 상승했고, 하나은행은 935점에서 944점으로 9점 올랐다. KB국민은행은 952점에서 956점으로 4점 상승했다. 다만 우리은행의 경우 944점에서 939점으로 유일하게 5점 하락했다.

    이에 대한 배경으로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지난해 발표된 대출 축소 기조가 지목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1년간 은행권 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한 데 이어 지난해 '6·27 가계부채 대책'을 기점으로 수도권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축소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지속 확대해 왔다.

    대출 공급 규모 자체가 줄어들자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높은 고신용자에게 대출이 집중됐다. 은행의 총량 한도가 줄어든 상태에서 리스크가 낮은 우량 차주 위주로 한도가 채워지며 전체 신규 주담대의 평균 신용점수를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결과적으로 당국의 대출 규제가 은행이 감수하는 신용위험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동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대출 공급이 제한된 환경에서 우량 차주 위주로 대출이 소진되다 보니 부실 리스크가 자연스럽게 낮아진 것이다. 가계부채 억제라는 정책적 목표가 은행들에게는 오히려 리스크를 덜어내는 효과를 낳은 셈이다.

    문제는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질수록 차주가 금융권 아래 단계로 순차적으로 이동하는 '연쇄 이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에서 밀려난 차주는 제2금융권으로, 2금융에서도 대출이 어려운 차주는 더 높은 금리의 금융상품을 찾게 되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1금융권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 차주들은 2금융권을 찾을 수 밖에 없다"며 "대출 한도가 절대적으로 줄면서 2금융권에도 우량차주가 몰리면 중저신용자들은 고금리 대출로 밀려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