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조명으로 시작해 모빌리티서 시장 장악력 확대 이어지는 시장 러브콜에 매출 폭발적 성장 중…내년엔 올해 2배 관측송성근 대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개발로 성장 날개 추가 장착 중"
  • ▲ 송성근 아이엘 대표 ⓒ정상윤 기자
    ▲ 송성근 아이엘 대표 ⓒ정상윤 기자
    세계 최초로 실리콘 렌즈 기술 개발·양산에 성공한 신소재 전문기업 아이엘(IL)이 자동차 램프 분야 수직 계열화를 통해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하며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걷고 있다. 건축 조명으로 시작해 자동차 섹터 진입을 통해 실리콘 렌즈로 시장 장악력을 확대해가는 아이엘은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개발에 나서는 등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양 날개를 장착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이엘은 올해 1분기 매출(연결기준)은 2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창사 이래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이다. 영업이익은 19억원을 기록해 흑자 기조도 유지했다.

    아이엘은 세계 최초로 광학용 실리콘 렌즈를 개발, 제작 및 응용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조명 솔루션 기술을 확보한 회사다. 

    실리콘 렌즈는 기존 발광다이오드(LED)용 렌즈보다 내열성이 높아 열에 의한 황변 현상을 방지하고 빛을 더 멀리, 고르게 확산시키는 게 장점이다. 특히 기존 소재와 달리 금형 제작이 불필요하고, 2주 이내 양산품이 생산되는 빠른 공정 과정과 96% 이상의 높은 빛 투과율을 자랑한다. 

    실리콘 렌즈 기술은 무한한 형태로 적용 가능해 건축, 두피케어 의료기기 분야 활용에 이어 지난해 4분기부터는 자동차용 내장재와 외장 램프로 적용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이엘의 매출 성장세는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연매출 354억원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 8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4% 급증했다. 

    실리콘 렌즈 기술이 모빌리티 분야 등 다양한 사업군에 적용되면서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앞서 2023년 자동차 전장업체 아이엘모빌리티, 지난해 표면실장업체 아이엘셀리온을 잇달아 인수한 뒤 실리콘 렌즈 기반 자동차 램프 생산을 위한 원스톱 밸류체인을 완성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현대·기아차, 테슬라, 폭스바겐, 아우디 등 다양한 신차 모델에 아이엘의 실리콘 렌즈 기반 램프가 적용되고 있다.

    올해에도 1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최근 공급처 확대 등을 통해 내년엔 2000억원대 매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본격화된 매출 성장엔 모빌리티 분야 실리콘 렌즈 매출 비중이 크지 않았다는 점과 수주분 반영 시차를 감안할 때 내부적으로는 내년 폭발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송성근 대표(사진)는 최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아이엘이 본격적인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해"라면서 "밸류체인을 완성했고 실리콘렌즈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이유 있는 목표치 달성이 기대되고 있다. 아이로 치면 성장판이 이제 막 열린, 아직 시작도 안 한 상황이다. 여느 때보다 자신감 있다"고 강조했다. 
  • ▲ 송성근 아이엘 대표가 당사 실리콘 렌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송성근 아이엘 대표가 당사 실리콘 렌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국가가 인정한 기술력 … "신소재 기업 아이덴티티, 시대 흐름 선도할 성장 멈추지 말아야죠"

    1986년생, 지난 2018년 코스닥 상장 당시 최연소 코스닥 상장사 창업 대표였던 송성근 대표는 혁신과 도전이란 단어가 잘 맞아떨어지는 사업가다.

    실리콘 렌즈를 개발해 특허를 획득하고, 각종 산업에 적용하는 데에 13여 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LED 사업은 기술장벽이 낮고, 경쟁사가 너무 많았기에 실리콘 기술을 활용한다면 당시 기술력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 하나만을 붙들고 신소재 개발에 주력했다. 

    첫 아이디어를 제시해줬던 미국 얼바인대학 교수와의 소통 과정을 거치며 세계 최초로 실리콘렌즈를 개발할 수 있었다. 회사 수익 거의 대부분을 연구개발(R&D)에 올인했다.

    송 대표는 "실리콘 원료는 물엿 같은 물성 때문에 일반 장비가 아닌 손수 주사기로 일일이 짜서 만들 수밖에 없었다"면서 "경화제 등 원료 비율, 온도 등 모든 것이 최적의 지점을 찾아가는 테스트를 수도 없이 했다. 기술 이전 받을 돈은 없고 아이디어만 있으니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간절함이 컸던 만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기에 무조건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아이엘의 실리콘 렌즈 기술은 정부로부터도 거듭 인정받고 있다. 

    지난 12일 오성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제58회 과학의 날 기념 장관표창 전수식 행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표창을 받았다. 이는 지난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 수상에 이은 두 번째 영예다. 

    실리콘 렌즈 원천기술 개발 및 광학 렌즈의 적용 범위를 기존 조명 시장에서 자동차 램프, 의료, 철도 등으로 확대하는 등 창조적 기술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신규 시장으로 제품을 확대한 점이 이번 수상 배경이 됐다. 회사 기술력의 발전이 고스란히 실적 성장 모델로 이어지는 것이다.

    송 대표는 스스로의 성장도 멈추지 않고 있다.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송 대표는 회사 경영을 위해 경영학 석·박사에 이어 최근엔 전고체 배터리 분야 공학박사 과정을 3년째 이어오고 있다. 

    그가 전고체 배터리 박사 과정에 뛰어든 건 아이엘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부분이기도 하다. 

    송 대표는 지난해 가천대가 수년간 연구해온 전고체 기술을 인수해 특허 8개를 확보했다. 또한 가천대 내 '배터리 R&D센터'도 개설, 이를 통해 현재 리튬 기반의 전고체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과 관련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하는 고안정성 음극 구조가 관건인데, 아이엘은 이를 억제해주는 기술을 보유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차전지용 3D 전류집전체를 개발·생산하는 이스라엘 기업 에디오닉스와의 협력으로 독자적인 '리튬메탈 음극 시트'를 개발에 나서고 있다. 6~7월께엔 리튬메탈 음극 시트를 적용한 소형 파우치형 배터리 셀을 직접 제작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아이엘은 우주 위성체용 전원으로 적합한 소형 전고체배터리를 구현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송 대표는 "현재 모빌리티 분야를 통해 확보된 캐시카우는 미래 성장을 위한 기술 개발 투자에 투입되고 있다"면서 "신소재 기업이라는 아이엘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실용적인 성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송 대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현재 주가 발목을 잡고 있는 전환사채 물량을 줄여갈 방침이다. 지난 4월부터 기관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점도 투자자 신뢰를 다지기 위한 일환이다. 그는 지난달에만 기관 대상 NDR(Non-Deal Roadshow) 15차례 이상 진행, 직접 발표에 나서며 회사의 변화를 알렸다.

    송 대표는 "회사 성장을 위해 기술 개발, 공급처 확대를 하는 것 만큼이나 대표로서 회사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주주들을 위한 일"이라면서 "결국엔 실적에 주가가 장기적으로 반영된다고 본다. 회사의 좋아진 부분들을 끊임 없이 홍보할 예정"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