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이번주부터 美 워싱턴서 2차 기술 협의 나서2차 협의 의제 균형 무역·비관세·원산지 등 6개韓 대미 무역흑자 660억달러 … 中·EU 등 이어 9번째"관세율 내려주는 대신 비관세 장벽 허무는 식 협상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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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5.16. ⓒ뉴시스
한국과 미국 통상 당국이 이번주 균형 무역, 비관세 조치 등 6개 분야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협의에 나서는 가운데, 한국이 관세 면제 또는 인하를 얻어내기 위해선 비관세 장벽 일부를 양보할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19일 산업부에 따르면,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6일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계기 양자회담을 갖고 이번주부터 2차 기술 협의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기술 협의는 본협상에 앞서 세부 안건을 사전 조율하기 위한 작업이다.2차 협의 의제는 ▲균형 무역 ▲비관세 조치 ▲경제 안보 ▲디지털 교역 ▲원산지 ▲상업적 고려 등 6개로 정해졌다.이에 따라 장성길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한국 대표단은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USTR 측과 제2차 기술 협의(technical discussion)를 진행할 예정이다.한미 양국은 지난달 24일 '2+2 고위급 통상 협의'를 가진 뒤 7월 8일까지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폐지와 산업 협력을 포함한 '줄라이 패키지'를 추진하기로 합의했고,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미 '1차 관세 기술 협의'를 워싱턴D.C에서 진행된 바 있다.정부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기간 내에 한국에 부과된 25%의 상호관세와 철강·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의 면제 또는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반면, 지금까지 미국 측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2차 기술협의 과정에서 미국 측에서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 소고기 수입 월령 제한 완화, 스크린쿼터 완화 등 구체적인 '청구서'를 한국에 내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미국은 그동안 연례 무역장벽 보고서 등을 통해 30개월 미만 소고기 수입 제한,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 제약, 약값 책정 정책, 스크린 쿼터제 등에 이르기까지 한국에 자국 상품과 서비스의 수출을 제한하는 다양한 비관세 장벽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왔다.지난 2월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무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는 1조2117억달러로 전년 대비 1484억달러(18.7%) 증가했다.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 660억달러 흑자를 냈다. 이는 중국(2954억달러), 유럽연합(2356억달러), 멕시코(1718억달러), 베트남(1235억달러) 등에 이어 9번째다.이와 관련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의 주된 관심사는 한국의 무역 흑자를 줄이는 것"이라며 "미국 측이 관세율을 내려주는 대신 반대 급부로 농축산물 등 한국의 비관세 장벽을 허무는 식으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김 교수는 이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를 300억달러 대로 줄이는 선에서 한미 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 다음에는 환율 협상인데, 환율을 일정 수준까지 내리는 그런 합의를 하지 않느냐"고 전망했다.상호 관세 유예기간인 7월 8일 안에 '줄라이 패키지' 타결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가 6월 3일부터 새정부가 들어서고, 약 한 달의 시간이 있다"며 "새정부 경제팀이 들어가서 어떤식으로든 7월 초까지는 합의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조동준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실적으로 우리가 기본관세 10%는 수용하고, 국가별 관세 15%를 0~5%대로 내리는 선에서 미국을 설득해야 하지 않겠냐"며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조금 더 내는 조건으로 관세율을 낮추는 방안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조 교수는 "미국도 관세를 안낮추고 고집을 부리면 자신들에게 손해다. 이번 관세 전쟁이 우리나라만 겨냥한 건 아니다"라며 "관세 전쟁으로 미국에도 인플레이션이 전가가 되기 때문에 우리가 합리적으로 대응하면 협상이 잘 될 수 있을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