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대출금액 1억1417만원, 다중 대출 보유 업체 비율도 높아제2·3금융권 의존, 53.5% "부채 규모 증가"자생회복능력 떨어져 … 정책 패러다임 변화 필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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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2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식당가. ⓒ연합뉴스
외식업 부채 실태가 심각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외식업체의 평균 대출금액이 1억원 이상이며, 5건 이상 다중 대출을 보유한 업체도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외식업 경영 환경 악화에 따라 구조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며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 중이다.4일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음식과사람 R&D 리포트'에 따르면 외식업체의 평균 대출금액은 1억1417만원으로 집계됐다.해당 금액은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외식업주 패널 약 5000개 업체를 모집단으로 설정한 후 지난 4월1일부터 8일까지 편의표본추출방식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대출건수 관련 조사에서는 2건을 보유한 업체가 전체의 25.9%로 가장 높았고, 5건 이상 다중 대출 보유 업체 비율도 2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삼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식업체들이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반복적 차입을 불가피하게 선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런 구조가 장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낸다"고 밝혔다.금리가 높은 제2·3금융권에 의존하고 있는 업체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제1금융권을 이용하고 있는 업체 비율이 63.9%로 가장 많았지만, 제2금융권 이용업체 역시 34.4%에 달했다. 제3금융권 이용업체는 1.7%로 나타났다.제1금융권의 경우 금리 수준이 평균 4.9% 수준이지만 제2금융권은 10.5%, 제3금융권은 무려 17.8% 달한다. 부채 규모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실제53.5%의 외식업체가 부채 규모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연체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평균 연체횟수는 3.2회로 나타났다. 원리금 상환 가능성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답한 비율은 54.1%에 달했다.외식산업연구원은 이같은 조사 결과가 외식업체의 재정적 위험 수준이 매우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외식업체들이 반복적 차입구조에 고착돼있고, 자생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을 실증한다는 것. -
- ▲ 물가 상승과 소비 심리 위축에 따라 외식업 경기가 갈수록 악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연구위원은 "기존 정부의 금융 지원 정책은 대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일부 금리 감면 등 단기적 처방에 국한되고 있으며 실질적 지급 능력 회복을 위한 구조적 접근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이어 단기 미봉책에서 벗어난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외식산업연구원은 ▲수익 구조 기반의 맞춤형 채무조정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저금리 전환대출 ▲이자 감면과 조건부 원금 감면 등 실질적 금융 지원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지역사랑상품권 발행 확대 ▲외식비 세액공제 ▲외식업 전용 지역화폐 제도화 등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 병행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한편 이재명 정부는 저소득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채무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채무조정 지원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코로나19 피해와 내수 부진 등으로 1억원 이하 빚을 갚지 못하는 중위소득 60% 이하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채무를 최대 90%까지 탕감해주는 내용을 담은 '새출발기금' 제도개선 방안을 지난달 18일 국무회의서 의결했다.새출발기금은 2022년 윤석열 정부 때 도입돼, 상환능력에 따라 채무원금 최대 80% 감면, 최대 10년 분할상환을 제공해왔다. 확대 개편으로 채무원금 감면 수준을 늘리는 동시에 분할상환시기도 최대 20년까지 연장키로 했다.새 정부가 소상공인 보호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외식업 구조 개선에 대한 정책을 구체화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김 연구위원은 "현재 외식업계의 위기는 개별 기업의 경영 실패가 아닌,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외생 변수와 그에 따른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 복합적 산업 위기"라며 "외식업을 살리기 위한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은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국가 경제의 회복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정책적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