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영문 상표 동시 출원 … '자연어·보통명사' 정면돌파소비자 인식 조사 75% 브랜드 인식글로벌 분쟁 대응 전략 강화
  • ▲ (왼쪽부터) 삼양식품 불닭볶음면과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짝퉁' 불닭볶음면ⓒ한국식품산업협회
    ▲ (왼쪽부터) 삼양식품 불닭볶음면과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짝퉁' 불닭볶음면ⓒ한국식품산업협회
    삼양식품이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을 앞세워 ‘불닭’의 국문·영문 상표권 등록에 재도전한다.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75%에 이르는 브랜드 인식률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최근 ‘불닭’과 ‘Buldak’ 영문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

    현재 27개 국가에서 상표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국내 시장에서 상표권을 확보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상황이 쉽지 않다. ‘국내에서 상표권이 등록되지 않은 브랜드’를 가지고 글로벌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삼양식품은 지난 2023년 불닭의 국문과 영어 상표권 등록을 추진했지만 거절됐다. 특허청이 불닭에 대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자연어이자 보통 명칭인 만큼 특정인이 독점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이 3년만에 상표권을 재도전할 수 있던 배경은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에 있다.

    이는 식별력이 없는 표장(標章)이라 하더라도 장기간·대규모 사용으로 인해 소비자가 단어를 특정 회사나 브랜드로 인식하게 될 경우, 예외적으로 상표 등록을 허용하는 제도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이를 위해 여론조사 전문기관을 통해 소비자 인식 변화를 근거로 확보한 상태다. ‘불닭 CI를 봤을 때 브랜드와 일반명사 중 무엇에 더 가깝냐는 질문’에 소비자의 약 75%는 브랜드를 선택했다.

    상표권이 등록될 경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상표권 분쟁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미 주요 시장에서 이른바 ‘짝퉁 불닭’이 범람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불달볶음면의 중문 명칭인 '불닭면'(火雞麵)을 넣은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에서도 캐릭터인 호치를 유사하게 변형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지난 26일 주주총회 당시 장석훈 삼양식품 CFO는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에 따른 설문조사 결과를 얻어 한글과 영문 상표권을 출원했다”면서 “우선심사대상이 되어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표권이 등록된다면) 앞으로 해외에서 상표권 분쟁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