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연속 상승세 … 영국 다음으로 높아글로벌 투자은행들 성장률 전망 0.1%p 상향소비심리 완화·환율 안정 … 규제 완화 골든타임
  • ▲ OECD 한국경제 전망 (PG) ⓒ연합뉴스
    ▲ OECD 한국경제 전망 (PG) ⓒ연합뉴스
    침체일로를 걸었던 국내 증시가 3년10개월 만에 코스피 3200선을 돌파하고, 경기선행지수(CLI)가 3년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바닥을 찍고 반등 시기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진다. 

    1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101.08로 2021년 11월(101.09) 이후 3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경기 전환점을 빨리 포착하기 위해 고안된 지표로 6∼9개월 후 경기 흐름을 미리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통상적으로 경기선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향후 국내총생산(GDP) 수준이 장기 추세를 웃돌고, 100보다 낮으면 장기 추세를 밑돌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2022년 7월(99.82)부터 20개월 동안 100 아래에 머물다가 작년 2월(100.02) 100을 넘어섰다. 이후 완만히 상승하다가 지난해 8∼11월 4개월 동안 하락했으나, 다시 12월부터 7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지난달 한국의 경기선행지수 수준은 OECD가 공개한 12개 회원국 중 영국(101.1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국의 지수 수준은 주요 20개국(G20) 평균 100.50, 주요 7개국(G7) 평균 100.51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한국 경기선행지수가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더 강한 미래의 경기 확장 기조를 가리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최근 여러 기관에서 한국의 경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지표들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먼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 8곳이 제시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월 말 평균 0.8%에서 6월 말 0.9%로 0.1%포인트(p) 높아졌다. 기관별로 보면 △바클리스 1.0%→1.1%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0.8%→1.0% △UBS 1.0%→1.2% 등으로 올랐다. 골드만삭스(1.1%), 노무라(1.0%), HSBC(0.7%), 씨티(0.6%), JP모건(0.5%) 등은 기존값을 유지했다.

    대표적인 경제 선행지수로 평가받는 주식도 호조세를 보이며 경제 성장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2000 초반대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11일 장중 3216.69까지 오르며 3년10개월 만에 32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4일부터 이달 2일까지 최근 한 달간 코스피는 13.93% 올라 세계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 ▲ 코스피 지수가 3,031.68로 마감한 2021년 1월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기념 꽃가루를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 코스피 지수가 3,031.68로 마감한 2021년 1월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기념 꽃가루를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소비 심리도 개선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4월(93.8)과 5월(101.8), 6월(108.7) 석 달 연속 크게 올랐다. 고금리 기조가 완화하는 동시에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한 31조8000억원 규모의 소비쿠폰도 조만간 풀리며 실질적으로 소비가 회복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 동향을 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 속에서도 올해 2·3·4·6월 수출이 전년보다 늘었다. 특히 6월 수출액은 598억달러로 역대 6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11일 장중 1487.6원까지 뛰어오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1300원대 후반에서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한국 경제가 저점을 치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재명 정부의 상법개정안이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1·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에 따른 경기 부양과 내수 활성화가 경제 선순환을 만들어 구조적으로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 경제가 침체를 벗어났다고 판단하기엔 섣부르단 지적도 나온다. 대미 관세 협상이 아직 타결되지 않았고 경기회복 마중물이 될 소비쿠폰 등 대규모 재정이 자칫 물가 자극에 재정건전성 및 국가신용 악화까지 우리 경제에 큰 부작용을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염병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주가나 올해 성장률 전망치 상승은 신정부의 재정 확장 기대감에 따른 단기적인 현상"이라며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선 기업에 대한 규제를 적극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