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 중국·필리핀·베트남 결혼 줄어 … 일본 국제결혼 13% 증가일본 여성 한국 이주 2010년대 중반부터 늘어 … G7과 결혼도 많아져
  • ▲ 한국과 일본 국기 ⓒ뉴시스
    ▲ 한국과 일본 국기 ⓒ뉴시스
    한국인 남성과 일본인 여성이 결혼하는 사례가 지난 2년간 두 배로 늘었다. 한국의 경제력 상승과 한류 열풍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외신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인 남성과 일본인 여성간 결혼 건수는 전년보다 40% 늘어난 1176건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여성과 일본인 남성 간의 혼인 건수가 147건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과 2024년을 비교하면 한국이 중국, 필리핀, 베트남 사람과 결혼하는 건수는 줄었으나, 일본인과 결혼한 사례는 13% 증가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한국의 높아진 경제력과 한류 열풍이 있다. 일본은 1990년대 초 버블경제 붕괴 이후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리는 장기 침체에 빠졌으나, 이 기간 한국은 수출 중심의 산업화와 정보통신 기술 확산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 결과 양국 간 소득 역전이 나타나는 등 한국은 추격자에서 대등한 위치로 올라섰다. 실제로 1990년대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었던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작년 일본을 넘어섰으며,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 역시 한국이 일본을 추월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에 관심을 가진 여성이 결혼을 위해 이주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은 2010년대 중반 이후"라며 "그 사이 1인당 명목 GDP에서 한국이 일본을 추월해 남성 급여는 동등해졌다"고 밝혔다.

    또 일본 내 한류 열풍은 2000년대 초반 드라마 '겨울연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당시 40대 이상의 여성들은 한국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졌고, 이에 자녀나 손주의 결혼도 쉽게 받아들이게 됐다는 것이다.

    이후 2000년대 중후반부터는 동방신기, 소녀시대를 시작으로 BTS 등 K-팝이 한류를 이끌었는데, 2030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케이팝 스타를 동경하는 흐름이 한국 남성 결혼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한편, 한국인 남성이 선진국인 주요 7개국(G7) 여성과 결혼한 건수도 늘어났다. 미국(2022년 600건→2024년 628건), 영국(2022년 60건→2024년 92건), 호주(2022년 64건→2024년 87건), 프랑스(2022년 51건→2024년 75건) 등 모두 증가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