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 가능성 시사여당 내에서도 최고세율 인하 목소리 잇따라 '최고세율 35%→25% 인하' 주장에 힘 실려 전문가, 최고세율 인하 놓고 찬반 엇갈린 견해
-
- ▲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당초 추진하던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기준 강화' 방침을 전격 백지화하면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조정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장에서는 내년도 세제개편안에 35%로 책정돼 있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25% 수준으로 끌어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이 얼마나 인하될지에 시선이 쏠린다.정부가 추진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촉진해 부동산에 몰린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다. 낮은 배당성향이 코리아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적됨에 따라 세제상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들이 배당 확대에 나서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주식 배당 소득을 다른 금융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구분해 현재보다 낮은 세율로 과세하는 방식이다. 이번 세제개편안의 고배당 상장사 배당금에 적용되는 세율은 △2000만원 이하 배당소득 14% △2000만~3억원 이하 20% △3억원 초과 35%다. 기재부가 추산한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세수 감수 효과는 연간 2000억원이다.하지만 당초 취지와 달리 시장에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투심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과세표준 구간이 3억원을 초과하는 대주주의 경우 배당소득세율 35%가 자본이득세율 25%보다 높아, 배당 확대 유인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국회입법조사처도 실질적 배당 확대를 위해서는 최고세율을 25%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과세표준 구간이 3억원을 초과하는 대주주의 경우 배당소득세율 35%가 자본이득세율 25%보다 높아, 배당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주주의 배당 유인을 제한할 수 있다"며 "조세 중립성 측면에서 과세표준 3억원 초과 구간의 분리과세 세율을 자본이득세 세율 25%와 일치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35%로 적용할 경우 현행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배당세액공제를 반영한 최고세율 38.95%와 비교 했을 때 그 격차는 3.95%P에 그친다. 이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배당을 늘리기보다는 이익을 쌓아뒀다 지분 매각을 택하는 편이 유리해 기업의 배당 확대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여당 내에서도 정부안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김현정·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최고세율을 정부안 대비 10%P 낮은 25%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의원은 상임위를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로 옮겨 조세소위원회에 포함됐다.이처럼 지적이 잇따르자 이 대통령도 배당소득 분리과세 재검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관련해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면서 "세수에 큰 결손이 없으면서 최대한 배당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어 "시뮬레이션 결과 재정당국은 지금 안이 세수 손실 없이 배당을 늘리는 수준이라고 하지만 시뮬레이션은 진실이 아니다"며 "입법·시행 과정에서 필요하면 언제든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이 높아 정부가 내세운 '코스피 5000' 공약에 역행한다"며 "배당소득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고령층도 적지 않은 만큼, 주가가 정체된 상황을 가정 시 이자소득세율 16.5%와 비교했을때 현행 정부안은 과도해 최고세율 20~25% 수준이 적정하다고 본다"고 했다.반면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분리과세 자체가 중요 혜택이기 때문에 최고세율을 25%까지 낮추는 것은 일종의 이중 혜택"이라며 "정치적 관점에서는 1400만 국내 주식투자자를 지지층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세제 전체의 구조적 책임성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