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장기화·달러 강세에 원화 동조 약세 다카이치 일본 자민당 새 총재 정책에 엔화 급락도전문가 1430원선 돌파 가능성 … "단기 급등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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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 ⓒ연합
    추석연휴 동안 원·달러 환율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420원대를 돌파하며, 10일 국내 외환시장 개장을 앞두고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발 엔저 현상과 한미 관세협상 장기화, 달러 강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연휴 이후에도 환율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9일 투자전문매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1423.53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2.19원(0.15%) 상승했다. 역외시장에서도 1개월물 NDF가 1422원대를 넘어서며 국내 시장 개장 후 급등 출발 가능성을 예고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1407.0원에 마감했으며, 주간 평균 환율은 1403.33원으로 집계돼 약 넉 달 반 만에 다시 1400원대를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이 교착 상태를 이어가며 환율 상승 압력을 키웠다고 분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투자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통화스와프 체결을 조건으로 맞서며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9월 하순 이후 달러가 광범위하게 강세를 보였고, 대미 투자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환율 상승 심리가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일본 자민당 새 총재로 다카이치 사나에가 선출되면서 엔화 가치가 급락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내세우며 아베노믹스 시즌2를 예고했고,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2엔을 돌파해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저가 본격화되자 글로벌 시장에서 원화가 엔화의 프락시(대리) 통화로 인식되며 동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인 대내외 여건상 1400원대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한미 협상 불확실성과 일본발 환율 리스크가 맞물리며 단기 급등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달러 실수요 증가와 수출업체 매도세 부진으로 상승 압력이 커졌다"며 "한미 협상, 미국 통상정책, 일본 금융완화 기조가 동시에 작용하면 원화 약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휴 이후 외환시장 개장 초기의 환율 흐름이 향후 수주간의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국은행의 대응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외환당국의 개입 여부가 단기적 안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