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김용범 정책실장·김정관 산업장관 등 OMB 직접 찾아 한미간 MOU 최종 문구 조율 관측
  •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 및 세계은행(IMF/WB) 연차총회'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 및 세계은행(IMF/WB) 연차총회'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한미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조성하는 실무 협상이 막바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종 합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한국협상단은 16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 관리예산국(OMB)를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OMB는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편성·집행과 행정관리 전반을 총괄하고 미국 정부의 법률 관련 검토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에 이번 한국협상단의 OMB 방문은 한미 간 대규모 투자펀드와 관련한 양해각서(MOU) 최종 문구 조율을 위한 절차로 해석된다. 

    한미 관세 협상은 지난 7월 말 잠정 타결 이후 현금 비중을 둘러싼 이견으로 장기간 교착상태가 이어졌다. 미국은 앞서 일본의 합의처럼 사실상 '투자 백지수표'를 요구했고 한국은 3500억달러 중 직접 현금을 내놓는 지분 투자는 5%로 정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보증으로 하되 일부는 대출로 채우려는 입장이었다. 

    지난달 한국이 MOU 수정안을 제시하고 미국이 전향적 안을 회신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15일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최근 2주 사이 미국이 우리가 보낸 수정 대안에 대해 상당히 의미 있는 반응을 보였고 미국 쪽에서 새로운 대안이 왔다"고 했다. 

    구윤철 부총리도 이날 워싱턴 D.C. 인근 델레스 국제동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취재진에 "(양측이) 계속 빠른 속도로 서로 조율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미국 측도 한미 후속 협상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5일(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과 협상을 마무리하려 한다”며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세부사항을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재무부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이견이 해소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향후 10일 내로 결과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미 간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재무부는 통화스와프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소관"이라면서도 "내가 연준 의장이라면 한국은 이미 싱가포르처럼 통화스와프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구성과 한미 통화스와프 등에 대한 양측 견해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는 않았지만 한국 측이 현금 비중을 종전 안보다 높이되 일정 규모의 한미간 통화스와프를 보장받는 방식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에도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금 3500억달러와 관련해 "선불로 지급하기로 했다"고 거듭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