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관 美장관 접촉 … 재계 총수 트럼프와 골프정치·경제 채널 동시 가동 … 협상 마무리 기대감자동차 관세, 15%로 합의에도 25% 부과 타격 지속25% 관세 유지 시 현대차그룹 부담 연 8.4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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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연합뉴스
한미 간 관세 협상이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통상·재계 채널이 잇따라 가동되면서 자동차 관세 ‘25%→15%’ 인하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20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2시간가량 회담을 가졌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도 참석해 한미 통상 협상에서 실무 조율에 나섰다.앞서 한미 양국은 7월 30일 무역 협상을 타결하면서 미국이 당초 예고한 상호관세 25%를 15%로 낮추고,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제공하는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문서화를 위한 후속 협상에서 구체적인 대미 투자 방식과 이익 배분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두 달 넘게 교착 상태를 보여왔다.APEC 정상회담에 앞서 정부가 관세 협상에 다시 속도를 올리고 나선 모양새다. 아울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주요 기업인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18일(현지시간) 트럼프 소유의 골프클럽에서 라운딩을 함께하며 교류했다.관세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자동차 업계 부담도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앞서 일본, 유럽연합(EU)과 같은 15%의 자동차 관세를 적용받기로 미국과 합의했지만, 이후 후속 조치가 지연되며 현재도 25%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일본과 EU가 15%의 관세를 확정, 우리나라가 10%p 이상 높은 관세를 부담하며 경쟁력이 크게 약화했다.25% 관세는 한국 자동차의 수익 구조를 직접 압박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분기 합산 1조6140억원에 달하는 관세 비용을 추가로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에는 그나마 관세 적용 전 재고 물량 등이 활용할 수 있었으나, 3분기에는 관세 영향을 온전히 받아 현대차·기아의 관세 손실이 2조45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나이스신용평가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 수준의 25% 관세가 유지되는 경우 현대차그룹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연간 비용은 최대 8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OEM) 톱 4사로 꼽히는 토요타 6조2000억원과 지엠(GM) 7조원, 폭스바겐 4조6000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보고서는 관세 협상 타결로 관세율이 25%에서 15%로 인하되면 현대차그룹의 관세 비용이 연간 약 5조3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으로 수출 물량이 많은 한국지엠의 영향으로 지엠 역시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이 기존 약 7조원에서 약 5조1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업계에서는 관세 인하가 단순한 가격 경쟁력의 문제를 넘어 중장기 수익 구조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하루빨리 정상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협상이 타결되면 관세 부담 완화뿐 아니라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미국 현지 생산 확대 전략과 맞물리면 장기적 안정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품목관세율 인하만으로도 더 이상 어닝은 역성장이 아닌 최소 올해 수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미국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와 인도 푸네 신공장의 출하량 확대까지 수반될 경우 어닝 기대치는 견고한 성장세로 방향성이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