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16일 '경제동향 10월호' 발간 광공업 개선됐지만 건설업 부진 심화 소비 부진, 점진적 완화 흐름 유지 건설·제조업 부진에 고용여건 둔화 흐름 글로벌 통상 여건 악화 등 경기 하방 위험 상존
  •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풍경.ⓒ연합뉴스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풍경.ⓒ연합뉴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건설업 위축으로 낮은 생산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소비 부진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16일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KDI는 지난 5월 2년여 만에 '경기 둔화' 표현을 사용했으나 석 달만인 지난 8월 '소비여건 부분적 개선'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 다소 완화'라는 한층 긍정적 시각을 내놓은 바 있다.  

    8월 전산업 생산은 광공업 개선에도 불구하고 건설업 부진이 심화된 가운데 서비스업의 증가세도 다소 완만해지면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광공업생산(0.9%)은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던 전월(5.0%)보다는 증가폭이 축소됐으나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는 자동차(21.2%)가 급증하며 2.4% 늘어났다. 

    하지만 건설업생산(-17.9%)은 감소세가 확대되고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도 큰 폭(-6.1%)으로 감소하면서 부진이 심화됐다. 

    서비스업생산(1.0%)은 도소매업(2.0%)의 증가폭이 축소되고 부동산업(-3.3%) 등이 부진하면서 증가세가 완만해졌으며,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도 0.7% 감소했다. 

    정부 지원 정책 등에 의한 소비 증가가 일부 조정되고 있으나, 소비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흐름은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8월 소매판매액(-0.5%)은 개별소비세 인하로 승용차(13.6%)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지만 승용차를 제외한 소매판매액(-2.0%)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KDI는 7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휴대폰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8월 소매판매액은 조정됐지만 계절조정 소매판매액의 완만한 개선 흐름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0.1로 기준치(100)를 크게 상회했고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소비 여건도 개선됐다. KDI는 "9월에 시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상생페이백 등의 지원 정책으로 소비 개선세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8월 설비투자(-0.4%)는 변동성이 높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축소됐지만 기계류는 완만한 증가에 그쳤다. 

    인공지능(AI) 수요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고려할 때 반도체 투자의 호조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도 9월 기계류수입액(23.3%)은 반도체제조용장비(11.6%)의 증가세가 유지되고 운송장비(29.3%)도 반등, 설비투자지표가 개선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건설기성(-17.9%)이 전반적으로 대폭 감소하는 등 건설투자는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KDI는 "건축수주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건축착공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면서 건설투자 부진 장기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9월 수출(12.7%)은 조업일수 확대(4일)에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일평균 기준으로는 전월(5.7%)보다 낮은 6.1%의 감소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일평균 기준으로 반도체(1.6%)가 기저효과에 증가폭이 축소된 가운데, 통상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며 일반기계(-8.0%)가 감소하는 등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8.5%)은 부진한 모습이다.   

    건설업과 제조업의 부진이 지속되며 고용여건은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8월 취업자 수는 16만6000명을 기록하며 전월(17만1000명)에 이어 증가폭이 축소됐다. 제조업(-6.1만명)과 건설업(-13.2만명)의 부진이 이어지며 취업자 수는 증가세가 완만하게 축소되는 흐름이다. 

    9월 소비자물가(2.1%)는 물가안정목표(2%) 내외에서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했다. 소비 여건의 개선세는 향후 수요 측 물가 하방 압력을 다소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KDI는 글로벌 통상 여건이 악화되는 등 경기 하방 위험도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KDI는 "대( 對)미국 자동차수출에 대한 고율 관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재점화되는 등 통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